탄핵 지지 집회에서 나온 권양숙 여사에 대한 비방 발언을 그대로 내보낸 MBC TV의 방송화면.MBC TV 촬영
MBC가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의 대통령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 비하 발언을 여과 없이 방송해 파문이 일고 있다.
26일 밤 방송된 MBC TV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에서는 21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를 소개하면서 문제의 발언을 내보냈다.
이 집회의 사회자는 “우리 국모(國母)가 누굽니까? 고등학교도 안 나온 여자가 국모로서 자격 있습니까?”라고 청중에게 물은 뒤 “앞의 영부인들은 다 이대 나왔어요. 이희호 여사 이대, YS 부인은 이대 나왔어요”라고 비꼬았다. 이에 한 집회 참가자는 “권양숙이 무슨 여사냐”라며 욕설을 퍼붓자 사회자는 “그래 맞아 맞아”라며 박수를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욕설 부분은 경고음으로 처리됐다.
방송 직후 MBC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 같은 비하 발언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이 쇄도했다. 한 네티즌은 “아무리 노무현이가 미워도, 어찌 권양숙 여사가 학력이 낮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욕할 수 있는가”라고 개탄했다.
한편 문제의 장면을 그대로 내보낸 MBC에 대한 항의도 적지 않았다. 탄핵 찬성 집회의 부정적인 부분만 의도적으로 부각시켰다는 주장이었다.
한 네티즌은 “집회에서는 별의별 소리가 다 나오는데 굳이 욕설을 선택한 것은 여론을 선동하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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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