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피아니스트 피터 야블론스키(33·사진)가 일곱 번째 내한 연주를 갖는다. 4월 13일 오후 7시반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유럽을 주무대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가 9년 동안 일곱 차례나 내한 연주회를 갖는 것은 이례적이다. 무엇이 그를 거듭 서울로 불러들이는 것일까.
그가 한국에 자주 오는 이유 중 하나로 일본에서의 폭발적 인기를 들 수 있다. 서구 연주자들은 일본 순회 연주에 이어 서울연주회를 갖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야블론스키는 최근 일본 순회연주 10회 기념으로 산토리홀에서 특별 리사이틀을 가졌고 여러 차례 교향악단 협연자로 초청된 바 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준수한 외모가 손꼽힌다. ‘영화배우를 연상시킨다’는 평을 들을 정도다. 그래서인지 유독 여성팬이 많은 연주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연주의 ‘질’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1995년 첫 내한무대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광시곡’을 정명훈 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협연했을 때는 ‘탄탄한 리듬감이 돋보인다’ ‘개성 없는 무기질 연주’라는 엇갈린 평이 나왔다. 이듬해 호암아트홀 콘서트에서도 객석에선 폭발적 환호를 보냈지만 일부 비평가는 ‘타건(打鍵)이 균질하지 못하고 여운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후에도 그의 연주는 논란거리였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베토벤 소나타 30번 작품 109, 라흐마니노프 ‘회화적 연습곡’ 작품 33 등을 선보인다. 팬들은 환호하고 비판자들을 분노케 하는 연주가 될지, 모두를 감탄시키는 연주가 될지 주목된다.
야블론스키는 6세 때 재즈 드러머로 청중 앞에 처음 섰고 14세 때 피아니스트로 데뷔한 ‘신동 뮤지션’ 출신. 90년대 이후 데카와 도이치 그라모폰 등의 음반사에서 10여장의 음반을 발표했으며 2002년 그라머폰상을 수상했다. 3만∼7만원. 02-751-9606∼10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