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SUV 투싼
신차 출시가 한동안 뜸했던 국내 자동차업계가 최근 신차 2종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의 5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과 GM대우자동차의 ‘라세티 해치백’이 그것.
오랫동안 신차를 기다렸던 사람의 관심도 그만큼 뜨겁다.
▽투싼=최근 몇 년 새 SUV가 국내 신차 판매의 30%(대수 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디젤을 연료로 사용해 경제성이 좋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운전자는 비싼 차량 가격 때문에 구입 전에 다른 차량과 저울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3일 발표된 현대자동차 ‘투싼’은 소비자의 이런 망설임을 겨냥했다. 큰 덩치와 가격을 다소 부담스럽게 느끼던 여성 고객과 주머니가 얇은 샐러리맨이 주 타깃이다.
싼타페에 비해 길이가 17.5cm 짧고 가격은 싼타페보다 300만∼400만원 싸다. 연비도 국내 SUV 가운데 최고 수준인 14.5km/L(수동기준, 자동은 12.9km/L). 실제 58L 연료탱크를 가득 채웠을 때 590km를 달린 후에도 연료 소진을 알리는 경고등이 들어오지 않았다.
여성 운전자를 위한 배려도 곳곳에 숨어 있다. ‘힙 포인트’(차에 앉았을 때 운전자의 엉덩이에서 발밑까지의 높이)가 71.7cm로 낮아 운전석에 앉았을 때 편안한 느낌이 든다. 높이는 정통 SUV로 불리는 테라칸보다 8.8cm 낮다. 또 최저 지상고(地上高)가 낮아 승하차도 편리하다. 이런 탓인지 24∼26일 계약한 5847대 가운데 34.3%는 여성이 주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싼타페와 동급 엔진(2000cc)을 장착해 시속 150km에서도 미끄러지듯 달릴 만큼 파워도 좋은 편이다. 그러나 순간 가속이 다소 떨어지고(정지한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은 약 13초) 시속 40km에서 60km, 80km에서 110km로 넘어갈 때 기어 변속에 따른 소음이 다소 거슬린다는 평가도 있다.
가격은 수동 기준 2륜구동 1452만∼2066만원, 4륜구동은 1610만∼2219만원. 운전석 에어백은 기본으로 장착되며 조수석과 사이드커튼에어백은 선택사양(옵션)이다.
GM대우 라세티 해치백
▽라세티 해치백=25일 선보인 GM대우자동차의 라세티 해치백은 처음 보는 순간 기존 대우차와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자동차의 얼굴이라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바뀌었기 때문. GM대우의 트레이드마크인 수직 3분할 방식 대신 가로로 한 줄만 긋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일부 소비자의 불만에도 고집스럽게 유지해오던 패밀리 룩을 포기한 것은 GM대우의 디자인이 새로운 발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디자인이 새로워진 것은 라디에이터 그릴만이 아니다. 이탈리아 디자인회사인 이탈디자인은 해치백의 주요 소비층인 젊은 고객을 노려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했다. 가로 폭이 넓어진 아몬드형 헤드램프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수평 무늬와 자연스럽게 연결돼 역동성을 표현한다.
트렁크 부분을 짧게 디자인한 것도 날렵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 그 때문에 차체 길이가 기존 라세티보다 22cm가량 짧아졌지만 뒷좌석의 레그 룸(다리를 놓는 공간)은 동급 최고인 93.2cm로 설계됐다.
성능 부분에선 정숙성을 높인 것이 가장 큰 특징. 시승 행사에서는 시동이 걸린 줄 모르고 다시 시동을 거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는 것. 트리플 머플러와 흡음제를 보강한 후드, 엔진 커버 등으로 중형차급의 정숙성과 안정감을 갖췄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전륜구동 5도어로 연비는 14.5km/L(수동기준, 자동은 12.7km/L)이며 가격은 993만∼1222만원(수동 기준).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