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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애널리스트 “열받았다”…20여명 고려아연 집단방문

입력 | 2004-03-29 18:28:00


‘주주를 대신한 기업분석가의 공격.’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한 기업의 무리한 투자에 대해 집단적으로 대응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분석을 맡은 회사를 찾아가 시위 형식으로 단체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사 철강관련 애널리스트 20여명은 29일 오후 2시30분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고려아연 본사를 집단 방문해 회사측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졌다.

이날 면담은 고려아연이 최근 부실 계열사인 ‘에어미디어’와 미국 법인인 ‘BRZ’에 468억원 규모의 지원을 실시하기로 한 뒤 이에 따른 경영부실 우려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데 대해 항의하기 위해서 이뤄졌다.

한때 이들 애널리스트는 고려아연이 만족스러운 대응을 보이지 않을 경우 단체로 이 회사를 증권사의 분석대상기업 리스트(유니버스)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할 정도로 격앙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이 모임의 총무인 조표훈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는 시장과 기업간에 서로 다를 수 있는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기업이 올바른 경영선택을 하도록 유도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면담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2시간 남짓 진행된 이날 면담에서 애널리스트들은 회사측에 △에어미디어에 출자한 배경과 앞으로의 전략 △BRZ의 경영정상화 방안 △계열사에 대한 추가출자 계획 등을 집중 조사했다. 또 앞으로 주주 등을 대상으로 한 성실한 정보공개 등도 촉구했다.

고려아연은 1974년 설립된 비철금속제련 전문업체로 아연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