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FM '태진아 쇼쇼쇼'를 진행하는 가수 태진아. 그는 "최근 4050 세대를 중심으로 70, 80년대 노래들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어 기분 좋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KBS
“가수까지 합하면 지금까지 해본 직업이 37가지입니다. 구두닦이, 택시기사, 극장 앞 암표상…. 서민들의 아픔을 겪어봤기 때문에 그들과 통하는 거죠.”
KBS 2FM(수도권 106.1MHz) 라디오의 ‘태진아 쇼쇼쇼’(오전 11·05)를 진행하는 가수 태진아(51). 28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그는 “동시간대 청취율 1위여서 타 방송국에서 ‘타도 태진아’를 외치고 있다고 들었다. 하하하하!”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태진아는 타깃 청취자인 ‘30∼50대 버스 및 택시기사, 자영업자, 주부’에게 ‘눈높이’를 맞췄다. 그는 친근감을 높이기 위해 기사식당에서 들리는 말을 녹음해 운전기사들의 말투를 익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KBS 연예대상에서 ‘DJ부문 최우수 라디오진행상’을 받았다.
‘쇼쇼쇼’는 성인 가요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몇 안 되는 프로그램 중 하나. 매일 10여곡을 소개하며, ‘금주의 가요’로 선정된 곡은 일주일 내내 방송된다. ‘일요 베스트 10’ 코너는 전국 운수회사를 찾아가 기사 100명을 대상으로 히트곡들을 직접 조사한다.
그는 4월에 아내에게 바치는 타이틀곡 ‘동반자’가 수록된 새 음반 ‘2004 태진아’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트로트 가수 중 드물게 매년 신곡으로만 구성된 음반을 내고 뮤직비디오도 찍는다.
“트로트가 침체에 빠진 것은 가수 자신들에게도 책임이 있어요. 새 음반이라면서 예전 히트곡 모음에 신곡이 2, 3개뿐이라면 사람들이 사겠어요?”
그는 “더 늙어서 춤을 추면 주책일 것 같아 이제라도 춤을 배우고 있다”며 “마이클 잭슨 춤을 태진아 식으로 바꿔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노력 덕분일까. SBS 오락프로그램 ‘이경규의 굿타임’ 19일 방송에서 가수 빈이 그를 세 차례나 ‘태진아 오빠’라고 불렀다. 태진아는 “그래서 신세대 가수 중 빈이 가장 좋다”며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