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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석유 減産말라”…OPEC회담 앞두고 이례적 우려 표명

입력 | 2004-03-29 19:11:00


국제 원유가 상승으로 미국 경제가 큰 영향을 받자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막후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감산 계획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

앤드루 카드 미 백악관 비서실장은 28일 MSNBC TV에 출연해 “우리는 OPEC 국가들이 원유 생산을 계속 늘려 시장에 공급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며 “우리 동맹국이 OPEC에 참여해 공급 증대를 확실히 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우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미 언론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일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연구센터 마누체르 타킨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미 정부는 비밀리에 이 같은 요청을 해왔으나 올해는 대통령선거가 있기 때문에 유가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대다수 OPEC 회원국들은 원유 수요가 2·4분기(4∼6월)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감소할 것이며 유가를 OPEC의 목표 가격대에서 유지하기 위해서는 감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미국의 압력을 받아들일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태다.

OPEC은 3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각료회의를 갖고 원유 감산 문제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OPEC이 2월 10일 알제리에서 합의한 하루 250만배럴 감산 계획을 그대로 강행할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이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가격은 17일 13년 만의 최고인 배럴당 38달러를 넘어선 뒤 조금 떨어져 26일에는 35.66달러에 거래됐지만 세계적 고유가현상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OPEC의 목표 가격대는 배럴당 22∼28달러이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빈=AP AFP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