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집도 요즘엔 아파트형?
서울 서초구 반포2동 경남쇼핑센터 옆 잣나무 가로수에 까치집 5채가 줄줄이 들어섰다. 까치집 ‘입주’가 시작된 것은 10여 년 전. 처음엔 한 채뿐이었지만 이후 한 채씩 늘어났다.
요즘 이곳에선 까치집 한 채를 허물고 옆 가로수에 새 집 짓기가 한창이다. 까치들은 수시로 나뭇가지를 물어다 옮기며 태풍에도 끄떡없는 튼튼한 보금자리를 짓고 있다.
조류보호협회 김성만 회장은 “까치 10여마리가 같은 나무에 함께 사는 것은 보기 드문 경우”라며 “집 지을 곳이 마땅치 않아 친인척끼리 모여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까치들은 낡은 집을 수시로 개·보수하고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면 그 위에 새 집을 만드는 재활용 전문가”라고 덧붙였다.
까치는 한반도 전역에서 번식하는 텃새.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소식이 온다고 해서 길조(吉鳥)라 불린다.
까치는 보통 2, 3마리씩 무리지어 살면서 외부에서 다른 까치가 들어오면 집단 공격할 만큼 단결력이 강하다. 독수리 같은 맹금류도 꼼짝없이 도망칠 정도.
인근 경남쇼핑센터 한 관계자는 “까치들이 군락을 이뤄 사는 모습을 보니 도시의 삭막함이 좀 덜어지는 것 같다”면서 “까치들도 강남을 선호하는 모양”이라고 촌평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