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쌍용자동차의 인수에 참여했던 중국 란싱(藍星)그룹이 ‘인수 철회’를 밝혔다가 번복하는 등 쌍용차의 처리 향방에 혼선이 일고 있다.
란싱의 인수주간사인 네오플럭스는 29일 오전 자료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가 상실됐다는 채권단의 결정에 이의가 없다”며 “현재로서는 쌍용차 인수에 대한 추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네오플럭스 관계자는 “사실상 쌍용차에 대한 인수 의지를 철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란싱측은 이날 오후 “산하 자동차그룹인 ‘중차기수’와 경영 전략이 일치한 쌍용차 인수에 적극적 관심을 가져 왔다”며 “쌍용차의 발전을 위해 협력할 수 있음을 밝힌다”고 정정했다.
란싱 수잔 조 해외사업부문 부총재는 전화 통화에서 “그룹 차원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으며 4월 초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인수에 대한 미련보다는 인수 포기로 입을 신뢰도 타격을 우려해 한 발 물러선 것 같다”며 “공사(公社)인 란싱이 채권단에 수정 제안을 못 낸 것은 중국 정부의 투자 승인을 얻지 못했기 때문으로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다음달 6일 수잔 조 부총재가 방한해 채권단과 마지막 담판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편 채권단은 쌍용차의 처리방안에 대해 해외매각이라는 큰 틀만 정한 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채권단측은 △공개입찰을 처음부터 시작할지 △2순위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상하이자동차공업집단공사와 논의할지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던 일부 해외업체와 비공개로 추진할지 등을 천천히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독자 생존’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연간 17만대 생산규모로는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어렵다”며 “신규 투자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김학주 애널리스트는 “쌍용차가 공략해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대형세단 등 틈새시장도 국내 업체와 수입차가 연말부터 신차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