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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아빠, 쓸쓸해?”…새영화 ‘저지걸’

입력 | 2004-03-30 17:59:00


한때 뉴욕에서 가장 성공한 남자 중 하나로 꼽히던 올리(벤 에플릭). 메이저 음반사의 최연소 홍보부장인 그의 인생은 스타들과 파티를 즐기고, 매력적인 커리어우먼 거트루드(제니퍼 로페즈)와 결혼하면서 장밋빛으로 빛을 발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아기를 낳다 숨진다.

깊은 충격에 빠진 그는 회사 일로 기자회견을 준비하다 성질 고약한 스타와 기자들에게 욕을 퍼붓는다. 회사에서 쫓겨난 올리는 어린 젖먹이 거티(라켈 카스트로)와 함께 아버지가 살고 있는 뉴저지로 간다.

이쯤 되면 영화는 뻔한 얘기고 실제로 그 예측에서 별로 벗어나지 않는다. 4월9일 개봉예정인 ‘저지 걸’(Jersey girl)은 홀로 남겨진 아버지와 어린 딸을 그린 드라마. 극중 뉴욕은 한때 잘 나가던 홍보 맨의 명예와 부를 상징한다. 늙은 아버지와 어린 딸이 있는 뉴저지는 먹고 살기 위해 청소차를 운전해야 하는 한심하고 무료한 삶의 현장이다.

뉴욕으로의 복귀를 열망하는 올리의 꿈은 뉴저지에 사는 두 ‘저지 걸’에 의해 저지당한다. “7년간 섹스를 못했어요? 불쌍해서 한번 자 주겠어요”라고 주장하는 당돌한 여대생 마야(리브 타일러), 딸 거티가 그들이다.

영화는 가족애를 중심으로 올리와 마야의 사랑을 끼워 넣어 무난하게 볼 만한 작품으로 완성됐다. 한때 할리우드의 소문난 커플이었지만 이제는 결별한 벤 에플릭과 제니퍼 로페즈가 부부로 출연했다. ‘반지의 제왕’의 리브 타일러, ‘아메리칸 파이’의 제이슨 빅스, 에플릭의 절친한 동료 맷 데이먼 등 다른 출연진도 짱짱하다. 게다가 ‘제이 앤 사일런트 밥’ ‘도그마’ ‘체이싱 아미’를 연출한 ‘독립영화계의 악동’ 케빈 스미스가 감독을 맡았다.

그러나 호화 캐스팅(‘재료’)에도 불구하고 ‘맛’이 떨어진다는 숙명을 피해가지 못했다. 12세 이상 관람 가.

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