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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1년 유소년팀 김신환감독 첫 국제무대서 日꺾고 우승

입력 | 2004-03-30 18:46:00

한국인 김신환 감독이 지도하는 동티모르 유소년축구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제30회 리베리노컵 국제소년축구대회에 출전해 감격의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히로시마=연합


한국인 김신환 감독(47)이 지도하는 동티모르 유소년축구팀이 사상 처음으로 국제대회에 나가 감격의 우승을 한 뒤 한국을 방문했다.

동티모르 유소년축구팀은 25∼28일 한국과 일본, 태국 등 32개 팀이 출전한 가운데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제30회 리베리노컵 국제소년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김 감독과 동티모르 유소년축구팀 20명은 경기 성남시체육회 초청으로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성남 제2종합운동장 체육회관에 머물며 성남지역 2개 초등학교와 친선경기를 벌이고 있다.

동티모르팀은 예선부터 준결승전까지 여섯 경기에서 연승하면서 한골도 내주지 않았고 결승전에서는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일본 유나이티드 유소년축구팀마저 4 대 2로 눌렀다.

김 감독은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며 “빈곤과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국민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기 위해 이를 악물고 연습한 선수들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2003년 4월 축구팀을 발족한 뒤 1년여 만에 첫 해외무대에 나선 어린 선수들이 파죽지세로 승리하자 대회 관계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김 감독은 덧붙였다.

유소년축구단 주장인 도밍구 사비오(13)을 비롯한 동티모르 선수 4명이 한꺼번에 이번 대회의 올스타에 뽑힌 것도 리베리노컵 역사상 극히 이례적인 일.

김 감독은 프로팀 현대자동차에서 활동하다 88년 은퇴하고 인도네시아로 건너가 봉제업에 종사하다 2003년 초 사업구상을 위해 동티모르를 찾았다가 상록수부대의 주선으로 유소년축구단 초대 감독을 맡았다.

동티모르팀의 우승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계에서 지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대엽 성남시장은 동티모르팀에 500만원 상당의 축구용품을 전달했으며 시체육회와 익명의 독지가 역시 1000만원 상당의 축구용품과 성금을 보내왔다.

동티모르팀은 31일 서울 롯데월드를 구경하고 4월 1일 상록수부대를 방문한 뒤 2일 출국한다. 동티모르팀이 성남을 방문한 것은 김 감독과 성남시축구협회 기술이사를 맡고 있는 풍생고 축구팀 조관섭 감독과의 인연 때문으로 알려졌다.

성남=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