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노동력을 찾아 해외로 빠져나가는 직종이 늘면서 미국 사회가 일자리 감소로 고민하고 있다. 과거에는 아웃소싱 업종은 콜센터, 컴퓨터프로그래밍 등 단순 업종에 그쳤지만 최근 건축 회계 병원 보험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앞으로 재택근무가 가능하거나 고객들과 직접 마주치지 않아도 되는 지식정보 관련 직종들이 더 많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 전문회사인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2005년까지 미국의 화이트칼라 직종 58만7000개, 2010년까지 약 160만개의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2월 말 현재 미국 전체 고용인구가 1억3830만명임을 감안하면 미국 내 화이트칼라 10명 중 1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셈이다.
앞으로 해외 아웃소싱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보험청구 및 병원비 접수 등을 관리하는 병원 원무 업무 △회계 업무 △도면 및 건축설계 도면의 디지털 작업 △텔레마케팅 등.
특히 세금신고가 복잡한 미국 사회의 특성상 세금 관련 직종들의 해외 아웃소싱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별다른 전문성이 요구되지 않는 데다 100건의 세금환급을 아웃소싱할 경우 5만달러의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건축설계 및 엔지니어 업종도 아웃소싱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형 건설회사들은 이미 기초적인 도면 설계나 건축과 관련된 법적인 문서처리 작업을 해외로 넘겨 2∼3년 전보다 10%나 많은 인력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미국 내에 불고 있는 아웃소싱 바람이 머잖아 한계에 부닥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인구통계학적, 문화적 차이가 있는 데다 인도 중국 등 아웃소싱이 활발한 지역의 임금이 이미 상당 수준 올랐기 때문. 시장조사 전문기관 파이펄리서치에 따르면 인도의 화이트칼라 직종의 임금이 미국의 80% 수준에 육박했으며 미국과 개발도상국간의 임금 동조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