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결혼한 100쌍 중 8쌍은 국제결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혼 건수는 2002년에 비해 15% 늘어난 16만7100건(하루 평균 458건)으로 외환위기 다음해인 1998년 이후 전년 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통계청은 31일 내놓은 ‘2003년 혼인, 이혼 통계 결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급증하는 외국인 배우자=작년 한 해 국내에서 혼인신고를 한 30만4900건 가운데 외국인과 결혼한 건수는 2만5658건. 2002년(1만5913건)에 비해 61.2%나 늘었다.
전체 혼인신고 건수에서 국제결혼이 차지하는 비율도 12쌍 중 1쌍꼴인 8.41%로 △2000년 3.69% △2001년 4.76% △2002년 5.19%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춘석(李春錫) 통계청 인구분석과장은 “혼인신고 자료로 집계한 만큼 외국인 배우자와 함께 사는 내국인 비율은 더 높을 수 있다”며 “남자들은 국내에 들어온 중국동포 여자와, 여자들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일본이나 미국 남자와 결혼하는 비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 남자와 중국 여자(중국동포 포함)간 결혼이 1만3373건으로 전체 국제결혼 건수의 52.1%를 차지했다. 이어 △베트남 1403건 △일본 1242건 △필리핀 944건 순이었다.
반면 한국 여자는 일본 남자와 결혼한 건수가 2613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미국(1237건) 중국(1199건) 캐나다(223건) 등이었다.
▽급증하는 이혼=지난해 전체 이혼 건수는 결혼 통계를 조사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많은 16만7100건으로 2002년(14만5300건)보다 15.0% 증가했다. 특히 전년 대비 이혼 증가율은 98년(28.0%)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만 15세 이상 인구 1000명당 이혼자 수도 8.6명으로 10년 전인 1993년(3.5명) 2.46배로 증가했다.
20년 이상 살다가 헤어지는 ‘황혼 이혼’도 2만9800건으로 2002년(2만2800건)보다 30.7%, 10년 전인 1993년(3100건)보다는 무려 861.3%나 늘었다.
이혼 사유로는 경제문제가 급속히 떠오르고 있다. 전체 이혼 사유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00년에는 10.7%였지만 지난해에는 16.4%로 5.7%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배우자 부정은 8.1%에서 7.3%로 비중이 줄었다. 경제문제로 작년에 이혼한 비율은 외환위기가 닥친 97년(4.4%)의 3.73배에 이른다.
▽5쌍 중 1쌍은 재혼 커플=이혼 증가로 재혼 커플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결혼한 커플 중 남녀 모두 재혼인 비율은 3.9%. 또 이혼남이 처녀와 결혼한 비율은 12.6%, 이혼녀가 총각과 결혼한 비율은 5.8%로 배우자 중 한 사람 이상이 재혼인 비율이 22.3%나 됐다. 10년 전인 1993년(12%)에 비해 그 비중이 약 2배로 늘어난 셈이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