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진출한 이승엽이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했다. 31일 열린 긴테쓰전 5회 2루타를 날려낸 뒤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는 이승엽. 그는 이날 3개의 안타를 몰아쳤다. 오사카=연합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타자’였다.
이승엽(28·지바 롯데 마린스)이 비록 팀은 졌지만 3안타의 맹타를 날리며 선배 이종범(34·기아)의 복수를 대신했다.
31일 오사카돔구장에서 열린 긴테쓰 버펄로스와의 원정경기. 긴테쓰 선발은 1998년 6월 23일 당시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뛰던 이종범의 팔꿈치를 맞혀 한 시즌을 마감하게 했던 가와지리 데쓰오.
그래서였을까. 경기 전부터 전의를 불태웠던 이승엽의 방망이는 어느 때보다 날카롭게 돌아갔다. 더욱이 가와지리는 왼손타자인 이승엽에겐 상대적으로 약한 오른손 사이드암스로 투수.
전날 처음으로 무안타에 그쳤던 이승엽은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해 첫 타석인 2회 134km짜리 슬라이더를 끌어당겨 우익수 앞 안타를 터뜨리며 맹타를 예고했다.
이어 5회에는 초구 직구를 공략해 우익선상으로 펜스까지 굴러가는 총알 같은 2루타를 날렸고 7회에는 117km짜리 슬라이더를 허리가 빠진 상태에서 걷어 올려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시켰다. 이승엽은 투수가 바뀐 9회 2사 후 한 번 더 타석에 나갔지만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로써 4타수 3안타를 기록한 이승엽은 타율 0.333(18타수 6안타)을 기록해 이날 4타수 무안타에 그친 1루 경쟁자 후쿠우라(0.300)를 앞섰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긴테쓰가 3-0으로 완승. 8회 선두 프랑코에게 안타를 맞고 물러난 가와지리는 7회까지 이승엽에게만 3안타를 맞았을 뿐 다른 타자에겐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투를 선보여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시즌 개막과 동시에 원정 5연전을 소화한 이승엽은 1일 휴식을 취한 뒤 2일 오후 6시 ‘왕년의 홈런왕’ 오 사다하루(왕정치) 감독이 이끄는 지난해 저팬시리즈 챔피언 다이에 호크스를 맞아 홈팬들에게 첫선을 보인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