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빵이 내 빵인가, 저 물이 내 물인가.”
라운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할 때 자기 몫의 음식과 그릇이 헛갈리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빵이나 물을 옆 사람이 가져가는 바람에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기도 한다. 테이블 매너를 잘 몰라 그런 것이다.
이런 일이 실수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매너 때문에 거래가 깨지는 경우도 없지 않다. 실제로 한 외국인 바이어가 한국인 파트너와 식사 도중 “이렇게 매너를 모르는 사람들과 거래할 수 없다”며 나가버린 일을 본 적이 있다.
테이블 매너는 중요한 자리에서 망신을 피하기 위해서 뿐 아니라 음식과 서비스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를 중심으로 주의할 점들을 소개한다.
중요한 손님을 식사에 초대했을 때 상석을 어디로 할 것인지는 가장 어렵고 민감한 부분이다. 서양에서는 출입문에서 멀고, 문이 보이는 자리를 가장 상석으로 친다. 이는 중세 시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적의 갑작스러운 공격’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입구에서 가까운 곳에서 문을 등지고 앉으면 공격에 재빨리 대응할 수 없기 때문.
그러나 최근에는 대체로 전망 위주로 상석을 정하는 추세다. 별실에서 문을 마주보는 안쪽 자리와, 창밖이 내다보이는 입구 쪽 자리가 있다면 전망 좋은 자리 쪽이 우선되기도 한다. 또한 여성을 테이블 끄트머리에 앉히는 것은 피해야 한다.
여성들의 경우 핸드백 처리가 고민. 핸드백이나 휴대품은 의자 등받이와 자신의 등 사이에 두거나 바닥에 내려놓아도 된다.
한편 남성들은 식당에 들어가 자리에 앉으면 습관적으로 양복 상의부터 벗는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이 같은 한국인들의 습관에 눈살을 찌푸리곤 한다. 주빈이 권하는 경우 말고는 식사할 때 상의를 벗어서는 안 된다.
특히 여자 손님과의 식사에서는 되도록 상의를 입은 채 식사하는 것이 맞다. 굳이 벗어야 한다면 상대에게 정중하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식사가 끝난 뒤 팁을 주는 방식도 실수가 잦다. 한국인들은 외국여행때 흔히 보이게 팁을 주는 경우가 많지만 계산서 밑에 보이지 않게 두거나 접어서 손바닥 밑으로 쥔 뒤 건네주는 게 좋다.
양 석 롯데호텔 식음조리담당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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