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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장 “60-70대 투표 안해도 돼” 발언 파문

입력 | 2004-04-01 18:25:00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이 60대 이상 노년층 유권자의 투표권을 폄훼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의장은 지난달 26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국민일보 총선기자단 VJ(동영상)팀과 인터뷰를 갖고 “(이번 총선에서)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며 “(투표일에) 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 유권자에게 한마디 해 달라”는 질문에 “촛불집회의 중심에 젊은이들이 있었고, 미래는 20대와 30대들의 무대”라며 “한 걸음만 더 나가 생각해 보면 그분들은 어쩌면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미래를 결정해 놓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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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장의 발언이 1일 알려지자 언론사의 인터넷 사이트에는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고 경실련 등 일부 시민단체도 “신중치 못한 발언”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호남지역 순회에 나선 정 의장은 파문이 일자 박영선(朴映宣) 대변인을 통해 “20, 30대 유권자가 정치적 관심은 높지만 투표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투표 독려 차원에서 얘기한 것”이라며 “내 얘기로 인해 오해가 생겼거나 불편함을 느끼신 분이 있었다면 정말 사죄드린다”고 즉시 사과했다.

정 의장은 이날 전남 장흥군 서부경로당을 방문해 자신의 발언에 대해 경로당에 있던 노인들에게 큰절을 하며 직접 사과했다.

그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가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고 허리띠 졸라매서 땀 흘리고 고생하신 보람으로 이만큼 먹고 살게 되었다”며 “노인을 대접하고 공경하는 것은 아들 딸 개인의 몫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효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