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EBS) 인터넷 대학수학능력시험 강의가 1일 오전 2시33분에 시작됐으나 우려했던 ‘접속 대란’은 일어나지 않아 학생들이 순조롭게 이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이날 학생들이 귀가한 오후 11시반 현재 인터넷 강의를 듣는 가입자는 8155명에 불과했으며 동시에 강의를 다운로드한 접속자 수도 8533명으로 적었다. EBS 수능 강의 사이트(EBSi)는 10만명이 동시에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있고 3만명이 동시에 강의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용량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회원 가입이 늦어지고 동영상 화면이 일시 끊기는 등의 불편을 겪기도 했다.
▽대란은 없었다=오후 11시반 현재 EBSi 접속자 수는 6만6817명, 회원 가입자는 15만7102명이었다. EBSi에는 동시에 20만명까지 접속할 수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다운로드한 강의를 들어 집에서 직접 사이트에 접속하는 수요가 줄어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ID가 ‘이나미’인 네티즌은 “밤을 새워 강의 하나를 겨우 다운받았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인터넷 속도가 늦어지는 현상도 빚어졌다.
▽“일단 지켜보겠다”=학생과 학부모는 일단 EBS 강의를 자세히 살펴본 뒤 이용방법 등을 결정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교 3학년생을 둔 학부모 정계숙씨(44·여)는 “EBS 강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일단 지켜보려 한다”면서 “EBS 강의의 질이 학원보다 낫다면 학원을 그만둘 텐데 아직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 K고 3학년생 정모군(17)은 “방송이나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보지 않을 생각”이라며 “교재만 사서 자습하거나 학원에서 방송 내용을 정리해주는 강의를 듣겠다”고 말했다.
▽분주한 일선 학교와 학원=이날 일선 학교는 동영상 강의를 내려받고 설비를 점검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일부 고교는 이날부터 자율 및 보충수업에 EBS 수능 강의를 활용했다.
이날 오후 4시반 서울 경기고 컴퓨터실에서는 정규수업을 마친 학생 40여명이 EBS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또 서울 풍문여고 3학년생 70명도 이날 오후 5시반 학교에서 이 강의를 들었다.
이 학교 3학년생 오민아양(17)은 “EBS 강의 내용이 어떻게 수능에 반영될 것인지가 제일 궁금하다”고 말했다.
학원들은 겉으로는 인터넷 강의에 대해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시큰둥해 하면서도 교재를 분석하고 학생들의 반응을 파악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서울 노원구 H학원의 한 논술 강사는 “사교육 여건이 떨어지는 지방에서는 EBS 강의가 영향력이 있겠지만 서울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