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다리기가 한국과 일본 두 나라를 이어주는 ‘우호의 가교’가 되길 바랍니다.”
일본 이키타현의 가리와노 줄다리기보존회 사사키 타다오(佐本忠雄·70) 회장. 3일 내한한 그는 충남 당진문화원 주관으로 열린 ‘제1회 한일 민속 줄다리기 문화교류 심포지엄’에 참석한데 이어 4일에는 ‘2004 기지시 줄다리기 대제’를 구경했다.
이번 사사키씨 일행의 방문은 당진의 기시지 줄다리기보존회가 2002년과 지난해 가리와노를 방문한데 대한 답방이다.
사사키씨는 우선 두 지역의 줄다리기가 개성적이면서도 닮은 점이 많아 연구 및 상호 연계관광 가치가 크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우선 두 지역의 줄다리기 생성시기가 450∼500년으로 비슷해요. 기지시 줄다리기와 가리와노 줄다리기는 각각 1982년과 1984년 국가로부터 주요 무형문화재로 지정을 받았고요.”
마을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민심 동요를 막기 위해 줄다리기를 활용한 배경 또한 유사하다.
줄의 형태가 암수로 구별되고 줄의 연결을 성적 결합으로 묘사하며 연인원 500여명이 한달간 달라붙어 길이 200m, 무게 40t 안팎의 거대한 줄을 만든다는 점에서도 같다.
그러나 기지시에서는 5m 이상 끌려가면 일단 승패가 가려진 것으로 간주하지만 가리와노에서는 50m를 끌려가더라도 승복하지 않으면 패배로 인정하지 않는다.
가리와노 줄다리기는 얼마전까지만해도 부부가 서로 다른 편에 참여했다가 싸움을 벌일 정도로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이 때문에 청년 참가자에게는 ‘금주령’이 내려졌다.
사사키씨는 27세부터 줄다리기 줄을 만드는 일을 해오다 1970년대 중반부터 보존회에서 일하고 있다. 24년째 지방의원을 지내고 있지만 오히려 보존회 일에 더 흥미를 느낄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다.
그는 “줄다리기의 의미는 전에는 농업 생산에서 찾았지만 이제는 문화 관광 경제 산업 분야에서 찾아야 한다”며 “두 지역이 줄다리기와 다른 관광 상품을 연계해 관광 교류를 활성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진이 여러 부대행사를 끌어들여 줄다리기를 4일간의 축제로 승화시킨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당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