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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TG 전창진 감독 vs KCC 신선우감독 지략대결 불꽃

입력 | 2004-04-05 18:44:00

‘코트의 여우’ KCC 신선우 감독. 하루 담배를 두갑씩 파우며 짜낼 묘책이 궁금하다. 연합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2승2패로 ‘장군 멍군’을 부른 TG삼보와 KCC. 7전4선승제의 승패는 이제 3전2선승제로 좁혀졌다.

6일 전주 5차전은 우승 트로피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일전. 역대 7차례 챔프전에서 다섯 번째 판을 잡은 팀은 6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1차전 승리 팀이 우승할 확률 71%보다도 높은 86%.

사활이 걸린 한판 대결을 앞둔 TG 전창진 감독과 KCC 신선우 감독의 지략 싸움은 그래서 더욱 불꽃이 튄다. 2년 연속 우승 헹가래를 꿈꾸는 전 감독은 홈 1, 2차전을 모두 지고 나서 평소 전혀 못하던 술을 5잔이나 연거푸 들이켜며 비장한 각오를 보인 끝에 타이틀 방어의 불씨를 지폈다. 2연승으로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던 신 감독은 2연패에 빠지면서 하루 두 갑 넘는 줄담배 연기 속에 전술 구상에 골몰한다.

우람한 체구에 뚝심이 돋보여 ‘곰’으로 불리는 전 감독은 부진하던 홀과 양경민이 공격력을 회복한 데다 탄탄한 수비에 이은 속공이 살아나 굳었던 표정이 밝아졌다. 코트 안팎에서 다양한 수 싸움에 능해 ‘여우’로 통하는 신 감독은 어차피 7차전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다며 애써 여유를 부리고 있다.

‘코트의 곰’ TG삼보 전창진 감독. 그는 “뚝심농구로 결판을 내겠다”고 다짐한다. 연합

5차전에선 우선 기선 제압이 중요해 보인다. 앞서 치른 1∼4차전을 보면 전반전을 앞선 팀이 모두 승리했다. 전 감독은 3차전에서 노련한 허재를 처음으로 ‘베스트 5’로 기용하며 1쿼터 분위기를 유리하게 이끌어 연패를 끊었다.

신 감독은 4차전 스타팅 라인업으로 주전이 아닌 표명일 최민규 등 식스맨을 내세우는 변칙 용병술을 썼으나 오히려 공격력이 약화돼 결과가 나빴다. 출발부터 유리한 흐름을 갖고 가야 경기 막판 선수기용과 작전 구사가 원활해지기 때문에 초반 주도권 장악이 중요하다.

‘창’과 ‘방패’의 싸움도 흥미롭다. 화끈한 화력을 갖춘 KCC는 90점 이상을 올려야 승산이 있으므로 득점력 강화를 위해 바셋(27)의 스크린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산.

반면 수비 농구가 강점인 TG는 김주성과 홀, 데릭스를 활용해 민렌드(31)에 대한 로테이션 수비와 변형 지역방어를 앞세워 KCC를 70점대로 묶어야 한다.

당초 장기전으로 갈 경우 선수층이 두꺼운 KCC가 유리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주전 가운데 바셋을 뺀 나머지가 모두 30대인 KCC는 평균 연령이 30.6세로 TG(29.2세)보다 많은 데다 챔프전 초반 오버페이스로 이상민(32)과 민렌드의 체력 저하가 두드러졌다. 전 감독은 “KCC 선수들의 발놀림이 둔해진 것에서 희망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TG 역시 부상 중인 양경민과 데릭스가 몸을 사라지 않으며 투혼을 보이지만 신종석 정훈 등 후보들의 백업이 절실하다. 4쿼터에 공격력이 떨어지는 김주성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도 과제.

어차피 전술과 체력은 다 드러났다. 앞으로는 우승 반지를 향한 열망과 정신력이 승패의 열쇠가 될 게 분명하다.

전주=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