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입이 유력한 가운데 전국경제인 연합회(전경련)가 ‘노동계 정당의 원내진출은 노사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해 노동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6일 전경련이 205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2004년 노사관계 현안 및 시사점’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 조사대상의 40.8%는 ‘노사관계 입법이 노동계에 훨씬 유리하게 될 것’이라고 응답했고 31.8%는 ‘정치투쟁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관련 전경련 이승철 상무는“기업들은 민주노동당이 원내에 진출하게 되면 노사관계의 제도적 개선이 더욱 힘들 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상무는 “지금 한국의 노사관계는 막다른 골목에 놓여있다. 노사분규 일수가 줄고 있다는 통계도 기업이 경직된 노사관계를 피해 해외로 진출하고 있기 때문에 생겨나는 착시현상이다”고 전제한 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이 국회로 진출해 환경노동위원회를 장악하게 된다면 노사관계의 제도적 개선은 더욱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전경련이 사실을 왜곡한다”며 반발했다.
민주노동당 김성희 부대변인은 “민주노동당이 국민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얻자 민주노동당을 노사관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세력으로 몰아가려는 숨은 뜻이 있는 것 같다”며 경계를 나타냈다.
한국 노총은 성명을 내고 “전경련이 총선을 불과 9일 남겨둔 시점에서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조사결과를 발표해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사실을 왜곡하는 조사결과를 발표해 노동자정당의 의회진출을 방해하는 일체의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도 “진보정치가 실현되는 것은 시대의 대세로 부정 부패 정치를 척결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기업인들도 새로운 패러다임에 동참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