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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츠]필라티즈, 운동도 “슬로… 슬로…”

입력 | 2004-04-06 18:14:00

물 흐르듯 천천히 동작을 펼치는 필라티즈. 원정희 필라티즈코리아 원장이 수강생을 지도하고 있다. 원대연기자


최근 건강에 좋다며 운동 강도를 높이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마라톤 붐에 이어 철인3종 경기 참가자들이 매년 급증하는 것을 봐도 그렇다. 하지만 마라톤대회 참가 도중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는 것에서 보듯 무리하다보면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격렬하고 빠른 동작 대신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중시하는 운동이 있다. 침대처럼 생긴 기구에 누워 천천히 다리를 들어올리고 허리를 구부렸다 폈다하는 모습이 병원에서 재활치료 받는 모습과 흡사하다.

‘필라티즈(Pilates)’. 이는 요제프 필라티즈라는 독일인이 제1차 세계대전 때 영국의 포로수용소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며 침대의 용수철 등을 이용해 환자들을 재활 시킨 것에서 유래된 것. 요가와 스트레칭, 발레, 헬스 등 다양한 운동의 특징을 혼합해 새로 만들어 낸 독특한 운동이다.

그는 이후 미국으로 망명, 상류사회에 이 운동을 보급해 큰 인기를 끌었다. 샤론 스톤, 마돈나, 줄리아 로버츠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필라티즈 마니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필라티즈코리아(www.pilateskorea.co.kr) 스튜디오. 미국 뉴욕에서 필라티즈 전문 자격증을 취득한 원정희(미국명 정희 칼랜다) 원장이 한 중년 남성을 매트 위에 올려놓고 지도하는 장면. 움직임이 정말 느릿느릿하다. 하지만 동작이 단절되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이 독특하다.

골프를 즐기다 허리 통증을 느껴 필라티즈 스튜디오를 찾았다는 이 중년 남성은 “통증도 통증이지만 몸이 무척 유연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쪽에선 철봉과 침대, 의자처럼 생긴 기구에서 손으로 스프링을 잡아당기는 등 다양한 자세로 여러 사람이 운동에 열중하고 있었다. 모두 1 대 1 지도. 자세가 잘못될 경우 오히려 몸에 안좋을 수 있어 1 대 1 지도가 필라티즈의 원칙이란다.

원 원장은 “동작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간단한 동작처럼 보여도 운동량은 무척 많다. 복부와 등, 허리, 엉덩이 등 이른바 파워하우스를 강화시켜준다. 또 근력을 키워주고 몸의 자세를 바르게 해준다”고 필라티즈 운동의 장점을 설명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허리를 많이 쓰기 때문에 아직 성장이 한창 진행 중인 어린이들에겐 무리가 올 수 있다. 그래서 만 13세 이하는 안 하는 게 좋다고 원 원장은 강조했다. 성인의 경우 1회 1시간씩 주3회 정도가 적당하다고.

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