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 내내 바람을 피우고 아내를 상습적으로 학대한 남편에 대해 법원이 이혼하면서 전 재산을 부인에게 주라고 판결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부장판사 이강원·李康源)는 지난달 31일 A씨(56·여)가 남편 B씨(56)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재산분할로 9600만원, 위자료로 7000만원을 지급하고 이혼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B씨의 재산은 1억6000여만원으로 이번 판결로 전 재산을 재산분할 및 위자료로 A씨에게 지급하고도 600만원을 더 줘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A씨가 방범대원인 남편 B씨와 결혼한 것은 1971년. 방 한 칸 월세로 결혼생활을 시작했지만 봉제공장에 다녔던 A씨는 생활력이 강해 과일행상 등으로 돈을 모아 77년 전셋집을 마련했다.
그러나 결혼 초부터 외박이 잦았던 B씨는 이후에도 다른 여자와 동거하기 위해 가출하는 등 가정을 포기한 듯한 행동을 일삼았다. B씨는 1988년 집수리 도중 뇌출혈로 쓰러져 오른쪽 다리가 마비된 부인을 발로 차는 등 학대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부인을 처형의 집에 방치하고 약값도 주지 않았다.
A씨는 재산분할 1억4300만원, 위자료 7000만원 등 2억1300만원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재산형성 과정에서 A씨의 기여가 60% 정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