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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토론마당]‘국민소환제 도입’

입력 | 2004-04-06 18:54:00


▼선출직 공직자 비리 사법기관에 맡기면 돼▼

언제 우리 사회에 법과 제도가 없어서 정치인의 비리와 불법이 난무했던가. 문제는 국민과 정치지도자의 준법의식이고 그 국가의 법치 수준이지 새로운 제도나 법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현직 대통령은 물론이고 많은 수의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이 유권자의 과반수 득표를 얻지 못한 채 선출되는 상황에서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게 되면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다. 더욱이 지금과 같이 국론이 분열된 상태에서 국민소환제까지 도입되면 그 혼란은 자명하다. 선출직 공직자들의 부정부패 문제는 법집행기관에 맡겨두자. 그리고 그 평가는 선거를 통해 하면 된다. 언론과 건강한 시민단체에서 유권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면 된다.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국민 다수의 정치에 대한 냉소주의 극복과 관심이다.

공영준 자영업·경남 창원시 남양동

▼여론 눈치보기에 급급 예산낭비 늘어날 것▼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우후죽순처럼 만들어진 지방 공항들이 이용객이 없어 몸살을 앓고 있다. 재임기간 중 ‘업적’을 남기려는 정치인들의 무리한 욕심 때문에 엄청난 규모의 국민 혈세가 낭비되는 촌극이 빚어진 것이다. 이처럼 선출직 단체장과 정치인은 태생적으로 국익보다 지역여론의 눈치 보기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소환제를 도입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님비(NIMBY)’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고 지자체들간의 불필요한 경쟁으로 국가예산의 소모는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이다. 국민소환제의 취지는 좋다. 그러나 정치와 행정의 역할 구분이 모호한 현실에서 이 제도를 도입한다면 부작용만 늘어날 뿐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송성순 회사원·부산 동래구 온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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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空約남발-부정부패 공직자 파면제도 찬성▼

일부 정당이 총선 공약으로 내건 ‘국민소환제’가 채택될 경우 한국정치의 문제점을 두 가지 측면에서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총선 때마다 되풀이되는 정치인들의 ‘공약(公約)’이 당선 후 ‘공약(空約)’이 될 경우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국회의원을 탄핵할 수 있다. 둘째, 당선 후 부정부패에 연루되거나 공직에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공직자를 국민이 심판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사전에 공직 기강을 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에서는 국민소환제 도입시 포퓰리즘이 창궐할 것으로 우려하기도 하지만 국민은 그런 ‘대중인기 모으기’ 전략을 구별해내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다. 국회의원을 포함한 공직자들은 국민이 현실정치에 넌더리를 내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재민 대학생·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현행 대의민주주의 단점 보완할 수 있을듯 ▼

일찍이 장 자크 루소는 ‘국민이 자유로운 것은 대표를 선거하는 동안뿐이며, 대표가 일단 선출되면 국민은 다시 노예로 돌아가 버린다’고 말했다. 현대사회에서 대의제는 필수불가결한 정치제도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요즘 루소의 말이 가슴에 남는 것은 우리 사회가 루소가 역설했던 간접민주주의의 ‘대표성 문제’를 더 이상 간과해선 안 될 상황까지 왔기 때문이다. 많은 국민은 대통령 탄핵 가결을 지켜보면서 우리 대의제의 국민 대표성에 큰 회의를 갖게 된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기보다는 정당의 목표와 정견에 더 충실하지 않았던가. 다만 국민소환제를 실시할 경우 불가피하게 이와 관련된 캠페인을 주도하게 될 시민단체들이 보다 공정한 평가활동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김미정 고등학생·경북 김천시 지좌동

다음 주 ‘독자토론마당’ 주제는 ‘청계천 광교 및 수표교의 원위치-원형 복원 논란’입니다. 서울시의 전문가 자문위원회는 5일 광교에 대해 “교통여건 등을 감안해 상류로 이전해 복원하라”고 결정하고, 수표교에 대해선 16일 논의키로 했습니다. 그동안 청계천 복원 문제와 관련해 서울시와 시민위원회간에 계속된 갈등에서 일단 서울시 손을 들어준 셈입니다.

시민위측은 현존하는 문화재조차 제대로 복원하지 못할 경우 청계천 복원은 의미가 없다면서 광교와 수표교의 ‘원위치-원형 복원’을 강력히 주장한 반면 서울시측은 늘어난 도로 폭과 하천 유량, 교통량 등을 감안할 때 ‘원위치 복원’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입장을 꺾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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