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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조사 전문 기관 분석

입력 | 2004-04-07 14:31:00


"60, 70대는 투표 안해도 된다"는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발언은 총선 표심을 어떻게 바꿔놓았을까. 추미애 민주당 선대본부장의 '광주 3보 1배'는 흩어진 민주당 호남표를 끌어 모을 수 있었을까.

이른바 '노풍(老風)은 영남 지역 우리당 지지표를 일부 깎아내렸고, 추 본부장의 3보 1배는 호남 지역 민심을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미디어 다음'이 6일 미디어리서치(사장 김정훈), 코리아리서치(대표 김덕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소장 김헌태) 등 국내 여론조사 전문기관 대표들에게 여론동향을 물어 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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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노풍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지역'으로 모두 영남을 꼽으면서 "정 의장의 발언이 본래 친 한나라당 성향을 갖고 있던 영남지역 부동층의 표심을 드러내는 데 명분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정 의장의 발언 때문처럼 보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박근혜 대표 체제 출범 효과가 더 크며 한나라당 결집 국면에 정 의장의 발언이 단순 촉매제 역할을 했을 뿐이라는 것.

김덕영 대표는 이같은 상황을 '울고 싶었는데 뺨 때린 격'이라고 빗댔다.

영남 지역 표심의 흐름은 우리당 지지표 일부가 부동층으로, 부동표는 한나라당으로 결집하는 모양을 보였다. 특히 경남의 농촌 지역의 결집이 두드러지며, 부산 경남에서는 20% 뒤지던 한나라당 후보들이 10%선까지 따라잡았다는 분석이다.

영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정 의장의 발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았다. 수도권에서는 우리당의 압도적 우세에 큰 변화가 없으며 충청. 강원지역에서 부동층이 다소 많아졌으나 이는 노풍과 관계없는, 한나라당·자민련 후보의 약진때문이라는 것.

정 의장의 발언이 세대별로 끼친 영향에 대해서는 세명 모두 의견이 달랐다.

김정훈 사장은 "50대 이상 고령층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 욕구를 자극했다"고 말했으며 김덕영 대표는 오히려 "20~30대 결집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면서 "우리당에 대한 20~30대 지지율이 50대 이상에 비해 10배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헌태 소장은 세대 별로 나타난 효과를 그다지 크게 보지 않았다.

또 이들 3사 대표는 추미애 본부장의 3보 1배에 대해 '호남의 표심을 끌어 모으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이들은 "호남지역에서 열린우리당의 상승세는 이미 굳어졌으며 추 본부장의 3보 1배가 이를 뒤집지는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정당 투표에 다소의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김정훈 사장)이라거나 '거물급 민주당 인사가 출마한 지역에서 미세하게 표심 이동이 나타나는 정도'(김덕영 대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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