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홀(파4·490야드)을 조심하라.’
2004마스터스 출전자들에게 ‘11번홀 주의보’가 내려졌다.
1934년 창설대회 이래 마스터스 개최지인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이하 오거스타GC)의 11번홀이 신(神)의 가호를 빌어야 할 정도로 까다롭다는 ‘아멘코너(11∼13번홀)’의 출발점답게 올 대회엔 더욱 어렵게 세팅됐기 때문이다.
페어웨이 오른쪽에 큰 소나무 36그루를 새로 심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는 드로성 드라이버티샷을 원천봉쇄한 오거스타내셔널GC 11번홀(파4·490야드)을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습. 사진제공 골프다이제스트
오거스타GC측은 지난해 대회 직후 36그루의 소나무를 페어웨이 오른쪽에 추가로 심어 드라이버 티샷의 안착지역을 좁혔다. 3년 전 코스길이를 490야드까지 늘렸지만 골프장비 성능의 발전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어지는 드로성 티샷에는 속수무책으로 공략당해왔기 때문.
이에 따라 올 대회 출전선수들은 정확한 페이드성 티샷을 날릴 수 없다면 거리손해를 감수한 채 3번우드로 왼쪽 페어웨이를 겨냥해 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럴 경우 200야드가 훨씬 넘는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다는 보장은 없다. 또 그린 앞에는 연못이, 뒤에는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무리하게 투온을 시도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레이업에 이은 ‘3온1퍼팅’작전도 오거스타GC의 악명 높은 ‘유리판’그린에서는 먹혀들기 힘들 듯.
7일 두 차례 연습라운드를 마친 어니 엘스(남아공)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오른쪽 페어웨이를 향해 마음껏 드라이버티샷을 날린 뒤 쇼트 아이언으로 어프로치했지만 올해는 힘들게 됐다”며 “11번홀에선 파세이브만 해도 잘 한 것”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또 생애 첫 마스터스 출전자인 폴 케이시(영국)는 “11번홀의 티샷 랜딩 지역은 TV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좁다.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어디로 어떻게 쳐야할지 가슴이 답답했다”고 털어놨다.
역대 통산 기록에서 11번홀은 오거스타GC 18개홀 중 다섯 번째로 어려운 홀. 올 대회에선 어떻게 될까. 소나무 36그루의 위력이 궁금하다.
오거스타내셔널GC 통산 홀별 기록홀 파거리
(야드)평균
타수순위 1 44354.187 2 55754.7516 3 43504.0714 4 32053.253 5 44554.244 6 31803.1012 7 44104.1013
8 55704.8015 9 44604.111110 44954.29111 44904.23512 31553.25213 55104.741714 44404.16815 55004.731816 31703.13917 44254.121018 44654.186총계72729073.43 순위는 홀별 난이도(숫자가 작을수록 어려운 홀)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