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7일 개성공단의 토지 임차료에 대해 함의함에 따라 남한기업의 개성공단 진출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중소 제조업계는 개성공단 땅 값이 적정하다고 보고 진출을 서두르고 있으며 한국토지공사는 기업 유치에 나섰다.
8일 한국토지공사는 6월부터 기업들을 대상으로 전국을 돌며 개성공단 투자설명회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토지공사는 4월 중 개성공단 시범단지 1만평의 용지조성공사를 시작해 올 해 중 5~10개 업체가 공장 설립 및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강득수 기업협력팀장은 "개성공단의 토지 분양가격은 업체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개성공단은 800만평 규모로 1단계 100만평에 대해 토지공사가 북한에 지급할 땅값(50년간 임대)은 1600만달러. 이에 따라 토지공사는 개성공단 토지를 남한 기업에 평당 15만원선에 분양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회원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개성공단의 희망 분양가격은 10만3000원, 입주가능 분양가격은 14만7000원 등이었다고 밝혔다.
부평과 남동공단에 공장을 둔 동남화섬 차종학 상무는 "서울과 가까운 곳에 개성공단만한 땅은 없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남동공단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었으나 평당 땅 값이 200만원에 달해 포기했다.
차 상무는 "경기도 일대의 공단은 땅 값이 최저 80만원대"라며 "값싼 임금 등을 고려하면 개성공단 땅값이 평당 20만원선이어도 입주할 만하다"고 밝혔다.
3월말까지 현대아산과 중소기업중앙회, 중견기업연합회 등에 개성공단 입주를 희망한 업체는 1600개에 이른다.
1단계 100만평이 수용할 수 있는 기업은 300개 남짓이어서 공단조성이 순조로우면 입주경쟁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는 다만 경의선 개통, 안전 보장, 기반시설 확충 등이 개성공단 입주의 선결조건으로 꼽았다.
한편 남북한은 이번 개성공단 토지 임차료 협상과정에서 땅 값에 대한 견해가 크게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1월 첫 협상 때 북측은 1㎡당 토지 임차료로 8달러를 주장했으나 남측은 1㎡당 0.12달러를 제시했다.
66배를 웃도는 가격차이 탓에 협상이 난항을 격자 남북한은 토지임차료와 기존시설 철거비, 북측 출입사무소(CIQ) 건립비 등을 묶어 총액 협상에 나섰다.
총액 기준으로 남북한은 각각 800만 달러와 2500만 달러를 주장하다 결국 그 중간선인 1600만 달러에 합의했다.
토지공사 개성사업팀 이강길 과장은 "땅이나 기존 시설물 철거비용에 대한 입장차이가 컸다"며 "지역 여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앞으로 북한에 다른 공단을 개발할 때도 총액 기준으로 협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개성공단은 2007년 용지 및 기반시설 조성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며 산업단지 800만평과 함께 인근에 배후도시 1200만평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