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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제 2전쟁’]이라크전쟁 ‘제2의 베트남戰’으로 가나

입력 | 2004-04-08 18:49:00


이라크 사태를 ‘제2의 베트남전쟁’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미국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로버트 버드 상원의원(민주당)은 7일 이라크 사태를 ‘베트남전의 메아리’라고 표현했다. 반면 고든 스미스 상원의원(공화당)은 “베트남전과는 다르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영국 BBC방송은 “이라크 사태를 베트남전과 비유하는 것은 무리”라고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베트남화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제2의 베트남에 대한 우려=이라크를 처음으로 베트남에 빗댄 사람은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민주당). 그는 5일 “현 상황에서 이라크는 ‘조지 W 부시의 베트남’”이라고 했다.

이어 베트남전 참전용사로 포로 경험까지 있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당)은 6일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문제에 대해 잘못된 낙관론을 펴면 정말 베트남전 때와 같은 실수를 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조지프 바이든 의원도 “빨리 이라크 상황을 장악하지 못하면 제2의 베트남전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베트남과는 다르다=그러나 BBC방송 인터넷판은 8일 “이라크 사태는 베트남전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베트남전은 14년을 끌면서 미군의 절반 이상이 투입돼 6만여명이 사망한 반면 이라크 사태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규모라는 것. 이라크 파견 병력은 미군 전체의 4분의 1 정도인 13만5000여명이고 사망자 수는 620여명에 그친다.

베트남에서처럼 전국적 규모의 민중봉기가 일어나지 않았고 영국의 전폭적인 협조도 베트남전 때와는 차이점이다. 또 이라크전은 이미 미국이 승리한 상태여서 민중봉기가 확산되면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는 점도 다르다.

그러나 BBC는 “두 전쟁의 차이가 크더라도 베트남전의 그림자가 부시 대통령에게 드리워졌다”고 지적했다.

UPI통신도 “이라크를 베트남과 비교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조기에 진압되지 않으면 베트남전의 재판이 될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