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저녁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울산 남갑 후보 TV토론회. 민주노동당 윤인섭(尹仁燮) 후보가 “부패 청산을 위해 진보 개혁 세력이 손을 잡아야 한다”며 열린우리당 정병문(鄭柄文) 후보에게 단일화를 전격적으로 제안했다.
정 후보도 “반(反)부패, 반지역주의 세력 결집을 위해 윤 후보의 제의에 공감한다”고 즉석에서 화답했다. 이를 계기로 양측은 구체적인 단일화 방법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2002년 대선 때의 경우처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안이 유력하다는 게 양측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들의 단일화 논의는 한나라당 최병국(崔炳國) 후보를 겨냥한 것. 각종 여론조사 결과 이 지역 총선은 최 후보가 가장 앞서고 정 후보, 윤 후보 순으로 그 뒤를 추격하는 양상. 이에 따라 졸지에 ‘악재’를 만나게 된 최 후보측은 공식대응을 삼가면서도 “선거가 불리해지자 이념과 색깔이 다른 사람들이 정치적 야합을 시도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최 후보측만 불만스러워 하는 것은 아니다. 민노당도 ‘당선 가능성 0순위 지역’으로 꼽고 있는 울산에서 자당 소속 후보가 먼저 단일화를 제안한 것이 최근의 민노당 상승세에 타격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선거 지원차 울산에 머물고 있는 민노당 단병호 비례대표 후보는 8일 오전 급거 기자회견을 갖고 “정강정책이 다른 열린우리당과의 후보 단일화는 당의 정체성에 문제가 된다”며 윤 후보의 단일화 추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송철호 울산시선대본부장은 “단일화는 후보가 정치적 소신에 따라 결정할 일”이라며 느긋한 반응을 보였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