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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라커룸]“징크스고 뭐고 홈서 이긴다면…”

입력 | 2004-04-08 23:28:00


TG삼보 전창진 감독은 8일 원주에서 열린 KCC와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을 앞두고 머리를 짧게 잘랐다. 평소 ‘큰일’을 앞두고는 머리는 물론이고 수염도 잘 안 깎던 그였다. 2승3패로 팀이 벼랑 끝에 몰리자 아예 징크스를 무시하고 심기일전하고 싶었다는 게 전 감독의 얘기.

TG는 올 시즌 ‘안방’ 원주에서 KCC에 한 차례도 이겨본 적이 없었다. 정규리그 3전 전패에 이어 챔피언결정전 1, 2차전에서도 모두 패했던 것. 5연패에 빠지면서 전 감독은 그 어느 연고지보다 뜨거운 애정을 보여준 원주 홈 팬을 볼 면목이 없었다. 머리를 자른 것은 홈팬들에 대한 사죄의 뜻도 있었다.

감독이 이러니 선수들도 젖먹은 힘까지 낼 수밖에…. 체력은 이미 바닥을 드러냈지만 리바운드, 루스볼 하나라도 더 잡기 위해 TG 선수들은 이날 유난히 자주 코트 바닥에 나뒹굴었다.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30년 농구 인생을 마감하는 허재에게 은퇴 선물로 우승 반지를 안겨주자는 후배들의 다짐도 전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

KCC 역시 이날 우승을 확정짓겠다며 원주 숙소에서 미리 체크아웃을 하는 등 배수의 진을 쳤지만 똘똘 뭉친 TG에 기 싸움에서 밀렸다.

원주=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