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정(政情) 불안으로 중동산 두바이유가 배럴당 31달러 선을 돌파하는 등 국제 유가가 연일 급등세다. 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8일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는 전날보다 1.41달러 오른 31.38달러로 지난달 24일(31.91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미국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1.08달러 상승한 37.21달러, 북해산 브렌트유는 0.67달러 오른 33.38달러에 장을 마쳤다.
선물(先物) 시장에서도 유가 강세가 이어져 뉴욕상품시장(NYMEX)에서 거래된 WTI 5월 인도분은 37.14달러,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의 5월분 브렌트유는 33.34달러로 각각 0.99달러와 0.89달러 올랐다.
이날 유가 상승은 이라크에서 수니파와 과격 시아파 시위대들이 미군과 충돌하는 등 전쟁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이라크의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고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여기에 여름 성수기에 휘발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전망 발표와 미 뉴멕시코주에 있는 석유 정제공장 화재 소식도 가격 오름세를 부채질했다.
산업자원부와 석유공사는 2·4분기(4∼6월) 유가가 배럴당 26∼28달러 선(두바이유 기준)에서 안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라크 정정 불안이 장기화하면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