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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이렇지요]날계란 먹어도 성대에 ‘윤활유 작용’ 못해

입력 | 2004-04-11 17:29:00


Q>날계란을 먹으면 성대가 좋아진다던데….

A>어르신 중에 목청을 틔우려면 날계란을 먹으라고 하는 분이 많습니다. 날계란을 하나 까서 먹고 ‘흠흠’ 목을 가다듬은 뒤 노래를 멋들어지게 뽑으면 정말 효과가 있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인체 구조상 날계란은 성대에 접근할 수가 없습니다. 이는 소리가 생기는 원리를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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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는 들이마신 숨을 내쉴 때 성대가 진동을 함으로써 발생합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소리는 성대 위쪽으로 올라와 인두강과 비강 등에서 증폭이 되죠. 이를 공명이라 합니다. 공명된 소리는 혀의 움직임에 따라 개인마다 고유한 음색을 가지고 입 밖으로 나오게 되는 거죠.

이제 성대를 볼까요. 성대는 발성기관이면서 동시에 호흡을 하는 기도의 입구 역할도 하고 있죠. 기도에 이물질이나 음식이 들어가면 사레가 들리고 호흡이 멈추죠. 따라서 날계란이 오면 성대는 기도의 역할에 충실해 확 닫혀버립니다.

따라서 아무리 날계란을 먹어도 성대를 적실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인두와 구강점막을 촉촉하게 해 매끄럽도록 하는 ‘윤활효과’는 있죠. 이렇게 되면 성대에서 발성된 소리가 공명이 될 때 약간 부드러운 느낌을 줄 수는 있습니다. 진정 고운 목소리를 가지려면 오랜 시간 과도하게 말을 하지 말고 고성을 지르지 않는 게 가장 좋습니다.

김영호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