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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머리 자른 테리우스 신성우, 아침 안방 유혹…

입력 | 2004-04-12 18:09:00

드라마에서 두 여자 사이에 끼어 한 여자를 기어이 울리는 역을 도맡아온 신성우는 “남자들간의 우정을 나누거나 망가지는 역으로 연기 폭을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KBS


가수 겸 탤런트 신성우(36)가 머리를 짧게 잘랐다. 19일 첫 방영되는 KBS2 일일 아침드라마 ‘아름다운 유혹’(극본 고봉황 이해정, 연출 이덕건)의 주인공 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신성우가 연기하는 강민우는 소문난 수재에 다정다감한 유기농식품유통업체 사장. 민우는 첫사랑인 오정희(전혜진)와 헤어진 뒤 신나경(변정민)과 사랑 없는 결혼 생활을 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정희와 다시 맺어진다.

신성우는 “초반에 대학생이던 민우가 10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사장으로 나오기 때문에 이미지 변화를 위해 중간에 머리를 잘랐어요. 머리를 자른 후 집밖에 나오고 싶지 않더군요”라며 허전해했다.

12일 경기 고양시 일산 전원주택가 촬영현장에서 만난 신성우는 하얀 바지에 분홍색 셔츠를 입고 흰색 산타페를 몰고 나타났다. 부잣집 딸에서 파출부로 전락한 정희에게 신성우는 백마 탄 왕자.

“언제까지 테리우스 역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신성우는 “자꾸 그런 배역만 시키는 걸 난들 어쩌겠느냐”고 웃었다.

홍성덕 책임 프로듀서는 “아침 드라마의 주 시청자층인 40대 여성들을 강하게 끌어당길 수 있는 소재가 첫사랑이고 여기에 가장 잘 맞는 배우가 신성우”라고 설명했다.

말이 첫사랑이지 사실은 ‘불륜’에 관한 드라마다. 민우와 정희는 배우자와 아이를 두고도 첫사랑의 추억을 키워간다. 신성우는 “불륜도 당사자들에게는 애틋한 사랑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MBC 드라마 ‘위기의 남자’에서도 아내 변정수를 버리고 유부녀 황신혜와 사랑에 빠지는 불륜남을 연기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신성우에게 버림받는 아내 변정민은 변정수의 친동생이다.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신성우는 “내 안으로 빠져들고 싶을 때는 조각을, 울분을 삭이지 못할 땐 노래를,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을 땐 연기를 한다”고 말했다.

“아침 드라마에 출연하다니 신성우도 나이든 것 아니냐”고 하자 “나는 로커다. 무대에 서면 예전의 신성우 이미지로 복귀할 자신이 있다”고 눈을 부릅떴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