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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인사이드]경의석 복원 고양시구간 ‘땅밑이냐 땅위냐’

입력 | 2004-04-12 18:52:00

경의선 복선 전철화 공사가 지상화와 지하화를 주장하는 주민들의 갈등으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고양=이동영기자


서울 용산∼경기 문산 경의선의 복선 전철화 사업과 관련해 경기 고양시 도심구간의 건설 방식을 놓고 주민들간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경의선 복선 전철화를 지상에 하느냐, 지하에 하느냐를 놓고 고양시 주민들이 찬반논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개통 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경기 파주지역 주민마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지상화 주장=경의선 복선 지하화를 주장하는 시민의 반대에 부닥쳐 공사가 1년 넘도록 중단되자 ‘경의선 조기 개통 고양시 범시민대책위원회’가 최근 구성됐다.

박윤덕 대책위 공동대표(54)는 “현실성 없는 지하화 주장에 밀려 눈에 보이는 교통대란을 막지 못할 것 같아 침묵하던 다수를 대표해 우리도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금 착공해도 2008년에야 개통이 가능하다는 철도청에 대해 대책위는 2007년 말까지는 공사를 끝내 파주 신도시와 LG필립스 공장 설립에 따른 추가 교통수요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하화에 따른 추가 공사비 6000억원을 조달할 방법이 없다는 점도 지상화 조기 개통의 주요 근거가 되고 있다.

▽지하화 주장=‘경의선 고양시민대책위원회’는 경의선 복선이 지상에 건설되면 도시가 양분되며 소음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을 들어 지하화를 요구하고 있다.

또 화물열차는 지하 운행이 어렵다는 주장에 맞서 지하는 여객열차, 지상은 화물열차가 다니는 복층 구조로 해야 한다는 방안을 지난해 10월부터 주장하고 있다.

고양시민대책위는 일산역 앞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연일 지하화를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공사를 강행할 때는 실력으로 이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갈등의 심화=고양시에서 지상-지하화 논쟁으로 공사가 중단된 지 1년이 넘자 경의선 복선이 고가형태로 건설되고 있는 파주시의 주민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파주에서는 소음이 큰 고가방식으로 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데 고양시 주민들 때문에 개통 시기가 지연될 것이 분명해지자 파주 신도시와 교하지구, 금촌지구 등의 입주 예정자들이 교통난을 우려하고 있는 것.

그러나 파주시는 고양시의 문제라 직접 개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고양시는 지하화를 주장하는 주민 목소리에 밀려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형편이고 철도청은 지상화 건설의 정당성을 알리고 있으나 고양시 주민들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처럼 자치단체와 철도청 등 관계기관이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사이 주민들간 갈등의 골만 더욱 깊어지고 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