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마노커뮤니케이션
게임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나미(오키나 메구미)는 존재조차 몰랐던 아버지가 타계하면서 그 재산을 상속받게 됐다는 소식을 듣는다. 나미는 과거 애인이자 게임회사 사장인 코헤이(사이토 요이치로)와 함께 아버지의 집을 찾아간다.
‘복수’라는 꽃말을 가진 풀 오토기리소우(일명 고추나물)로 뒤덮인 집. 그곳엔 전위예술가였던 아버지의 섬뜩한 미발표 작품들이 남아있다. 집안 곳곳을 살피던 나미는 자신에게 쌍둥이 여동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버지의 예술작품이 탄생하게 된 끔찍한 경위가 밝혀지면서 나미는 경악한다.
23일 개봉예정인 일본 공포영화 ‘오토기리소우(弟切草)’는 인기 어드벤처 게임을 소재로 한 작품. 방마다 엽기적 사건이 발생하고, 설계도에도 없는 비밀의 방이 존재한다는 설정은 게임의 진행방식과 흡사하다.
CF 감독 출신 시모야마 텐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기교와 설정의 과잉이 내용을 잠식해 버린다. 네거티브 필름처럼 색감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화면도 현실성을 되레 떨어뜨린다. 주인공이 노트북과 무선 인터넷으로 구조를 청하는 장면을 만들기 위해 자동차 시동이 안 걸리고 휴대전화도 불통되는 지루하고 판에 박힌 상황을 끌어다 붙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신세대 공포영화’에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나도 무섭지 않다면 말이다. ‘주온’에 출연했던 오키나 메구미가 1인2역으로 나온다. 15세 이상 관람 가.
이승재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