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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내친구]탭댄스 마니아 이재원씨

입력 | 2004-04-13 18:25:00

영화 ‘살인의 추억’ 포스터 앞에서 탭댄스를 추고 있는 이재원씨. 여덟살 난 아들과 함께 탭댄스를 즐기는 그는 두달에 한번씩 동호회 회원들과 공연도 한다. 석동률기자


“탭댄스가 내 인생을 바꿔놨어요. 춤춘다고 하면 이상한 눈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탭댄스는 엄연한 스포츠입니다.”

인기 복합영화관 CJ CGV의 기술지원팀에서 극장 인테리어를 담당하고 있는 이재원씨(34). 평소 춤추는 것을 좋아했던 이씨는 2년 전 인터넷 사이트 ‘탭조아’(www.liketap.pe.kr)에서 탭댄스를 처음 알았다. 쇠로 만든 뒷굽에서 나는 맑고 청아한 소리에 흠뻑 빠진 것.

이씨는 “탭댄스는 정말 중노동”이라고 말한다. 이씨가 서울 성동구 왕십리 연습장을 찾는 것은 1주일에 두 번 정도. 한 번에 2시간 정도 연습을 하는데 초기엔 한 번 연습하고 나면 몸무게가 3∼4kg씩 빠지기도 했다는 것.

그의 아내도 서너 달 탭댄스를 하다가 “너무 힘들다. 당신 정말 대단하다”며 포기했을 정도. 요즘엔 이씨의 아들 민준군(8)이 아빠를 따라 탭댄스를 즐긴다. 지난 연말에는 아들과 함께 ‘부자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탭댄스를 하고 나서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밥맛도 좋아졌다. 땀 흘리고 나면 기분이 너무 좋다”는 게 이씨의 말.

이씨가 소속된 ‘탭조아’ 회원은 200여명. 이씨는 30대지만 ‘2030’팀이 아닌 ‘4050’팀에 속해 있다.

“50대분들은 체력이 떨어져 고난도 기술은 보이지 못하지만 정말 열심입니다. 내가 20년 뒤에도 그분들처럼 열심히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씨는 영화관 사업에 종사하지만 무대 앞에 나설 수 없다. 그러나 탭댄스를 배운 이후엔 두 달에 한 번씩 무대에 올라 ‘탭댄스 공연’을 펼친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