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하루 앞두고 각 정당의 선거전략을 짜는 ‘핵심 브레인’들은 판세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꼽는 최대 승부처는 하루가 다르게 표심이 요동을 치고 있는 수도권. 109석(서울 48, 인천 경기 61석) 가운데 절반가량이 양당의 경합지역이어서 한 석을 빼앗으면 상대방의 한 석이 줄어드는 ‘제로섬’ 게임이 펼쳐지고 있다. 박빙의 승부를 위한 전력에 골몰하고 있는 주요 3당 선거전략 책임자들의 입을 통해 판세를 점검해 본다.》
“남은 하루 수도권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한나라당 윤여준(尹汝雋) 선거대책위원회 부본부장은 13일 오후 “추격전의 대미는 수도권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부본부장은 부동층 중 상당수가 한나라당 지지로 돌아서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탄핵안 가결 직후 잠시 열린우리당에 쏠렸던 부동층의 표심(票心)이 균형을 잡으면서 한나라당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2000년 총선 이후 한나라당을 떠났던 개혁과 안정추구 성향의 40대 지지층이 되돌아오고 있다”며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개혁적 이미지에 한나라당이 민생과 경제회복을 주요 이슈로 삼은 것이 이들을 흡인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효과’가 막판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영남은 물론 강원, 제주, 수도권에서 상당수 열세지역이 속속 접전지역으로 바뀌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당직을 사퇴하고 요란하게 단식을 하는 막판 ‘깜짝 쇼’는 없다”며 “거대여당 견제론을 화두로 한 박 대표의 막판 수도권 지원 유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선거대책위원장 사퇴 및 단식에 대해 그는 “큰 폭발력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은 이미 자신의 노인 폄훼 발언에 따른 당 지지도 하락세를 만회하기 위한 행동으로 간파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최근 판세와 관련해선 “영남에서 60∼62석을 얻고 수도권과 강원, 제주에서 35, 36석을 확보하면 지역구 95∼98석이 가능할 것”이라며 “비례대표를 18석 정도로 잡으면 총 113∼115석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