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의 승부를 가를 최대 변수로 40대의 표심이 떠오르는 가운데 이들의 처지와 생각 등을 노래한 글 ‘40대의 애수(哀愁)’가 인터넷상에 급속도로 확산돼 동년배의 공감을 얻고 있다.
‘40대…/우리는 우리를 이렇게 부른다/ 애수(哀愁)의 사십대…(중략)/ 은퇴하기에는 너무 젊고 도전하기에는 늙은 사람들 /주산의 마지막 세대, 컴맹의 1세대/ 부모님에게 무조건 순종했던 마지막 세대이자, 아이들을 독재자로 모시는 첫 세대(중략)/ 부모를 잘 못 모셔 처와 부모 사이에서 방황하고/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하는 걸 미안해하는 세대/ 이제 우리는 우리를 퇴출세대라 부른다(중략)/ 진정 우리는,/ 이렇게 불림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돌아올 수 없는 아주 먼 곳으로 가야만 하는 것일까?/
작자 미상의 이 글은 지난 2002년 대선 때 40대가 판도를 좌우하는 변수집단으로 떠오르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 시대적 분위기와 맞물려 확산됐다가 대선이 끝나자 곧바로 잊혀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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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올해 총선 정국으로 들어서면서 각종 포털사이트와 언론사 게시판 등의 선거 관련 의견란에 다시 단골 글로 올라오며 인터넷상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것.
언론과 사회학자들은 선거의 두 축인 후보자와 유권자의 중심에 모두 40대가 자리한 이번 선거를 '40대에 의한, 40대의 선거'라며 단적으로 '40대의 전쟁’이라고 부르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가들도 “현재 시대의 40대에는 개혁과 보수의 양면을 동시에 가진 야누스의 모습이 있다. 그들은 50, 60대와 20, 30대 사이에서 이번 선거의 대세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글을 읽은 한 네티즌은 “거창한 내용은 없지만 40대로 동시대를 살아가거나 살았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서 “총선을 앞두고 회자돼 씁쓸한 면도 있지만 읽어볼수록 나의 처지와 너무 똑같아 다시 한번 인생을 생각하게 만든다”고 감상을 밝혔다.
애수의 40대, 이들은 투표현장에서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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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