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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네티즌, 미스유니버스 출전자에 ‘평범한 15세 소녀’ 몰표

입력 | 2004-04-14 19:05:00


평범한 외모의 15세 소녀가 네티즌의 힘에 떠밀려 미스유니버스대회의 러시아 대표로 나갈 뻔했다.

모스크바 근교에 사는 알료나 피스코바는 미인대회와는 상관없이 살고 있던 평범한 여고생. 지난달 친구가 장난으로 6월 에콰도르의 키토에서 열릴 미스유니버스대회 러시아 대표를 추천하는 인터넷 홈페이지(www.miss.rambler.ru)에 그의 사진을 올리며 연예인 못지않게 유명해졌다.

키 164cm, 몸무게 60kg의 피스코바양은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키는 평균 10cm가 작았고 몸무게는 10kg이 더 나갔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90-60-90’ 안팎의 몸매를 자랑했지만 피스코바양은 ‘당당히’ 자신의 몸이 ‘90-75-100’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평소 ‘얼짱’과 ‘몸짱’에 대한 반감이 심했던 네티즌들은 다투어 피스코바양을 추천해 첫날 추천 수만 1만건이 넘으면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평소 외모지상주의를 확산시키는 국제미인대회에 반대해 온 반(反)세계화주의자들까지 조직적으로 피스코바양 지원에 나섰다. 조직위원회측은 “초유의 사태로 대회가 엉망이 될 것”이라며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다행히(?) 피스코바양은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나이(18세)에 미달이었다. 주최측은 추천을 무효로 하는 대신 특별인기상과 노래반주기계를 선물로 주고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정작 피스코바양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6월은 시험 기간이어서 어차피 대회에 나갈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