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 수준인 전남도가 최근 다국적 물류기업과 대기업체 공장을 잇달아 유치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투자유치만이 살길이다’=현대미포조선은 선박 건조용 구조물 제조공장을 전남 영암군 삼호면 대불산업단지 자유무역지역 6만1000평 부지에 6월 착공해 9월부터 가동에 들어간다고 14일 밝혔다.
전남도는 중국 옌타이(煙臺)와 울산, 포항 등과 1년2개월 동안 치열한 경쟁 끝에 공장 유치에 성공했다. 도는 공장이 건립되면 930명의 고용창출과 연간 7200만 달러의 수출 증대 효과와 함께 목포권 중소형 선박단지와 인근 삼호조선소를 중심으로 한 선박산업 중심축이 형성돼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다국적 물류기업이자 세계 최대 런던금속거래소(LME) 지정창고 운영업체인 네덜란드 스타인벡사는 13일 광양항 공유수면매립지에 연말까지 400만 달러를 들여 연말까지 물류창고를 완공해 내년부터 운영에 들어간다는 협약을 광양시와 체결했다.
국내 유수의 유가공업체인 남양유업도 전남 나주에 올해 안에 호남공장 부지를 선정해 내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전남도와 나주시는 지역 670여 낙농가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기위해 공장 유치에 노력을 기울여 최근 건립 약속을 받아냈다. 호남공장 투자 규모는 500억원이며 240명의 고용효과도 기대된다.
▽다양한 투자유치 전략=전남도는 현대미포조선이 폭주하는 해외 수주물량을 소화하기위해 공장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지난해 투자유치 전담팀을 만들었다. 또 경쟁 도시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 연 평당 임대료 1500원, 항만사용료 20∼30% 감면을 비롯해 12억원을 들여 트레일러가 통과할 수 있도록 철도 지반을 1.6m 낮춰주기까지 했다.
광양시도 지난해 3월 스타인벡사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부지를 조성원가에 매각하고 진입로, 전기시설, 상하수도 등 부대시설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해 1년여 만에 투자를 이끌어 냈다.
남양유업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전남도와 나주시는 태스크포스팀을 꾸리고 공장용지 일부 매입과 국내기업촉진지구로 지정해 고용 교육훈련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시했다.
송영종(宋英鍾) 전남도 투자진흥과장은 “부지 물색에 나서는 업체가 있으면 즉시 전담팀을 만들어 해당 업체와 꾸준히 접촉하고 세제감면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다른 자치단체보다 한발 앞선 투자 유치 전략을 구사한 결과”라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