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부의장 출신의 한나라당 홍사덕 후보와 여성장관 출신의 열린우리당 한명숙 후보가 맞붙은 경기 고양 일산갑 선거구는 개표과정 내내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일산구 대화동 대진고등학교 강당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양측 선거 운동원들은 투표함이 하나씩 열릴 때마다 투표지분류기를 주시하랴, 휴대전화로 선거사무실에 연락하랴 분주한 모습이었다.
한 후보측은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12% 앞선 것으로 발표됐으나 정작 개표 초반 오히려 근소하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개표장에 나온 홍 후보측 관계자는 출구조사 발표 직후 “이기는 것은 변함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솔직히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역전에 역전이 거듭되며 개표가 65% 정도 진행됐을 때부터 한 후보가 미세한 차이지만 재역전에 성공하자 한 후보측 관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두 후보는 접전을 계속해 투표함을 97.73% 개봉했을 때까지 격차가 3.1%에 불과했다.
홍 후보측 관계자는 “이 정도로 박빙일 줄은 몰랐다. 여러 번 선거운동을 해왔지만 개표에서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이날 개표결과를 기다리는 두 후보의 행보는 대조적이었다. 홍 후보는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개표를 지켜봤다. 반면 한 후보는 선거사무실에 나와 30여명의 당원들과 함께 개표방송을 시청했다. 한 후보는 개표 내내 언론의 인터뷰를 거절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고양=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