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표만 바뀌었더라면…."
충남 당진 자민련 김낙성(金洛聖·61) 당선자는 16일 오전 5시 반경 이 지역 선거관리위원장으로부터 "9표 차이로 당선을 공표한다"고 선언하자 그제 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 후보의 득표수는 1만7711표. 차점자인 열린우리당 박기억(朴基億·41) 후보에 비해 불과 9표 많은 것이다.
16대 때 경기 하남에서 승패를 갈랐던 3표 차이를 연상케 하는 것으로 이번 선거에서 전국 최근소차라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15일 오후 6시 반부터 시작된 개표는 검표, 재검표를 포함해 3차례나 진행됐고 1, 2위가 10여 차례나 뒤바뀌기는 등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았다.
투표 마감 직후 3개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는 박 후보의 6% 포인트 차이 승리.
1차 개표가 진행되면서 80~100표 차이로 이 같은 예측이 맞는 듯 했으나 오후 10시반 경 김 후보의 고향인 당진읍내 제 1투표함이 마지막으로 열리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김 후보 1만7685표, 박 후보 1만7665표로 25표 차이의 김 후보 승리로 마감된 것.
하지만 비례대표 투표함 47개에서 지역대표 투표용지가 1, 2장씩 발견되면서 모두 84장을 수거해 검표한 결과 표 차이는 25표에서 13표로 줄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이 4만8111장의 투표용지에 대한 재검표를 요청, 16일 오전 5시 반까지 선관위 직원 100여명이 일일이 재검표한 결과 일부 무효표가 유효표로 확인되면서 9표 차이의 김 후보 당선이 확정된 것. 개표를 시작한 지 11시간 만이다.
3선 당진군수 경력의 김 당선자는 "자치단체장 선거 때에는 수 천여 표 차이로 이겨 한 표가 이렇게 소중한 줄 몰랐다. 유권자 한 분 한 분의 뜻을 가슴에 새겨 넣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후보 측은 16일 대전지법 서산지원에 투표함 보전신청을 내기로 했다.
당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