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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정병욱/‘예절없는 아이’ 부모책임 커요

입력 | 2004-04-16 18:39:00


요즘 TV광고 중에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 지하철 안에서 신문을 마음껏 펼쳐서 보던 한 젊은이가 다른 사람이 신문을 얌전히 반으로 접어 보는 모습을 보고는 옆사람이 불편하지 않도록 따라한다. 자리에 누워있다시피 하던 20대 청년은 똑바로 앉은 맞은편 사람을 보고 자세를 바로 한다. ‘○○○적인 생각’이라는 자막으로 마무리된다.

예절과는 거리가 먼 우리 젊은이들의 단면을 보여주는 광고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광고와 달리, 현실에서는 스스로 무례를 깨닫고 바로잡는 경우가 드물다. 젊은 부모들을 보자. 공공장소에서 요란스럽게 뛰어다니는 아이를 다른 사람이 나무라면 “우리 아이 기 죽인다”고 오히려 화를 내고, 자신의 아이가 맞고 오는 것은 참지 못해도 때리고 들어오면 잘했다고 칭찬하는 부모가 많다. 부모들부터 먼저 각성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많은 사람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게 예절이다. 예절은 상대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된다. 비록 시대와 환경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지만 이런 근본정신이 달라질 수는 없다. 예절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므로 어릴 때부터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가르쳐야 한다.

좋은 것은 상대에게 먼저 권하고, 누구든 꺼려하는 것을 솔선수범하고, 힘들 땐 서로 돕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것. 그것은 가정에서 상대를 진정으로 배려하는 마음을 가다듬는 데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에 대한 배려 없이 모두가 그저 나 혼자 최고가 되겠다고 다투는 사회는 얼마나 삭막한가. 우리 아이만큼은 손해 봐서는 안 된다는 이기주의는 전체 사회분위기를 어둡게 만든다. 그리고 그 사회에 사는 한 그 피해가 결국 우리 자신에게 돌아올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 아닌가.

정병옥 주부·대전 유성구 어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