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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르고 나서]언어가 사라지는데…왜 그리 무관심 한가

입력 | 2004-04-16 19:40:00


프랑스 독서프로그램의 황제로 꼽히는 서평전문 MC 베르나르 피보가 멸종 위기의 ‘프랑스어 낱말 구하기’(B5)에 나섰답니다. 그 1차 작업으로 프랑스어 사전에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100개의 단어를 골라 그 뜻과 아름다운 쓰임새를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피보씨의 말인즉 이렇습니다. “왜 사람들은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은 걱정하면서 우리 정신의 일부인 언어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는 무관심한가.”

‘담다디’의 가수 이상은씨가 시집 ‘푸른 달팽이의 달빛무대 & SOUL’(B1)을 냈습니다. 왜 노래가 아닌 시냐고 묻자 그는 “나는 노래를 그림으로 먼저 그리고 작곡을 하기도 한다”고 답했습니다. 가수도 자기를 표현하는 한 가지 방식일 뿐, 예술가라 할지라도 오직 하나의 모습으로만 자기를 표현하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한 사람이 자신을 표현하며 살아가는 삶의 모습도, 세상의 풍경도 나날이 다원화돼 갑니다. ‘인생을 단순하게 사는 대충형 인간’(B2)의 저자는 복잡성의 시대를 돌파하는 방법으로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본질적이고 분명한 목표만 남기고 나머지는 포기하라고 권합니다. 본질적인 하나를 제외하고 나머지들은 제 스스로 질서를 찾아가도록 자율성을 부여하라는 것이죠. 좌우의 날개를 퍼덕이며 나는 새처럼, 이제 사람들도 집중의 원칙과 다양성의 포용력을 유연하게 구사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책의 향기팀 b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