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놀다 상처가 생기면 즉시 깨끗한 물이나 생리식염수로 씻어주는 게 중요하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솔이(4) 엄마는 아이 얼굴을 볼 때마다 속상하다. 옆집 아이가 솔이의 얼굴에 1cm 길이의 손톱자국을 내 버렸기 때문이다. 상처는 나았지만 흉터는 없어질 것 같지 않다.
아이들의 야외활동이 늘면서 싸우는 소리며 우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아이들이 우애를 다지며 노는 것은 좋지만 행여 상처라도 생길까 부모는 노심초사다.
▽상처와 흉터의 의학=피부는 표피와 진피, 피하지방으로 구성돼 있다. 상처가 표피에 머물면 괜찮지만 진피까지 들어가면 흉터가 남을 가능성이 크다. 손톱자국 흉터가 많이 남는다는 것은 사실이다. 손톱 밑에 세균이 유독 많기 때문. 그러나 얼굴에 흉터가 더 잘 생긴다는 것은 틀리다. 상처로 벌어진 피부 안쪽에서 모낭세포의 활동이 다른 어느 부위보다 왕성해 피부를 재생하기 때문이다.
상처는 지혈-염증-증식-성숙 등 4단계를 거쳐 낫는다. 피가 멈추면 백혈구 등 염증세포가 나선다. 급성 염증반응을 일으켜 감염을 차단한다.
이어 증식단계. 피부와 혈관, 신경 재생세포 등이 다친 조직을 복구한다. 다친 뒤 24∼48시간이 되면 상피세포가 대부분 복원돼 표피막이 생기고 6∼8주째는 거의 아물게 된다. 진물은 각종 재생세포의 성장인자가 들어있기 때문에 더럽다고 닦아내선 안 된다.
8주가 지나면 상처 부위에 붉은 기운이 남아있지만 아프지는 않다. 이때도 피부 안쪽 ‘속 상처’는 아물지 않은 상태다. 조직의 배열이 고르지 않은 것. 6∼8개월이 지나면 제자리를 찾는다. 이 기간이 성숙단계다.
▽흉터 줄이려면=소독약은 세균뿐 아니라 세포 재생 성분도 죽여 버린다. 더디게 낫고 흉터가 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깨끗한 물이나 생리식염수로 상처 부위를 닦는 게 좋다. 단 오염된 물체로 인한 상처나 깊고 큰 상처는 2차 감염방지를 위해 소독약을 쓴다.
상처 부위가 건조하면 딱지가 생겨 세포의 재생을 막는다. 늘 축축하게 해 주는 것이 좋다.
딱지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최선이다. 만약 생겼다면 작은 크기는 그대로 둔다. 상피세포가 만들어지면서 절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딱지가 크고 고름 등 분비물이 나오면 세포 재생을 막기 때문에 떼 내는 게 좋다. 표면을 축축하게 한 뒤 생리식염수에 적신 거즈나 솜으로 조심스럽게 제거한다.
일회용 밴드나 반창고는 상처부위를 건조하게 해 딱지를 만든다. 되도록 붙이지 않는 게 좋다. 메디폼. 알레빈, 폴리멤 등 습윤드레싱제는 상처를 보호하고 흉터를 작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데카솔’ ‘후시딘’ 등 연고는 세포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두껍게 바르면 상처 부위를 건조하게 하므로 얇게 바르도록 한다. 증식단계까지는 효과가 있지만 성숙단계 이후론 효과가 적다. 이 때는 ‘시카케어’나 ‘콘트라투백’ 등의 연고가 좋다.
흉터는 수술을 해도 영구 제거는 불가능하다. 다만 크기를 줄이거나 폭을 가느다랗게 해 눈에 덜 띄게 할 수는 있다. 표피만 다쳤을 때는 레이저박피술을, 진피까지 파고들었을 때는 Z성형술이나 W성형술을 한다. 가격은 각각 20만∼40만원과 1cm당 10만∼15만원.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오갑성 교수, 신촌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정기양 교수)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