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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내가 우주보다 더…’…신부님과 함께 우주여행

입력 | 2004-04-18 17:45:00


◇내가 우주보다 더 위대하다고?/전헌호 글 김대규 그림/160쪽 9500원 함께읽는책(초등 3년 이상)

별 보기를 좋아해 우주에 관심을 갖다가 전문가 수준의 실력을 갖게 된 가톨릭 신부가 전해주는 우주과학도서.

태양계 안의 각 행성과 소행성 혜성 별 등 천체에 대한 정보와 일식 월식에 관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과학적인 사실과 자료에 충실하면서 신부로서의 해석을 가미했다.

전헌호 신부는 우주의 크기와 나이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한다. 우주의 크기는 반지름이 약 150억광년 정도 되는 공과 같다. 150억광년이 얼마나 큰지 감이 오지 않는다. 광년은 천체와 천체 사이의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로 1광년은 빛의 속도로 1년을 달려 도달하는 거리다. 반지름만 이 거리의 150억배. 150억년이라는 우주의 나이 역시 생각할 수도 없는 긴 시간이다.

우주에서 보면 ‘나’라는 존재는 뭘까 회의가 든다.

그러나 전 신부는 이 우주를 인식하는 사람이 없으면 우주의 존재가치도 없다며 우리가 이 우주보다 훨씬 더 소중하고 위대한 존재란 걸 항상 생각하라고 당부한다.

더구나 우주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우리의 의식세계는 우주보다 훨씬 더 크다.

그러면 하느님은 어디 계실까? 전 신부는 하느님께서는 150억년 이전부터 작업을 하셔서 우주를 만들어왔으며 또 우리가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해왔다고 설명한다.

전 신부는 곳곳에 자신의 경험을 녹여 천체를 가깝게 느끼게 한다. 태양을 설명하면서 자신은 산촌에서 살았기 때문에 ‘태양’ 하면 언제나 동쪽 산위에 붉은 빛으로 떠오르는 모습이 생각난단다.

또 ‘우주일보’라는 코너를 통해 추상적 개념의 우주가 지금 살고 있는 장소와 시간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얘기한다.

2125년 발행된 우주일보를 보면 우주비행선 ‘헌호 5’의 탑승자 모집 기사를 싣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지구시간으로 100년 동안 생활할 수 있는 최첨단 우주선이 인간과 동물이 살 수 있는 천체를 찾아 나선다는 것이다.

2200년 우주일보는 헌호 5가 블랙홀로 빠져들었다가 나와 2200년 미래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헌호 5의 탑승객들은 블랙홀의 중력 때문에 시간이 늦게 흘렀고 얼마 후 새로운 천체에 정착했다는 내용이다.

이 신문은 “새로 정착한 천체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100년이 지난 뒤 다시 지구로 돌아온다면 계속해서 살아온 사람들은 이들을 외계인이라고 부를 것인가”라고 묻고 있다.

이 대목에서 전 신부는 다시 하느님을 상기시킨다.

“친구들! 우리가 은혜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많은 요소들이 오래전부터 준비되어 왔어. 오늘도 이 우주와 태양계는 조금도 틀리지 않게 자신의 법칙을 지켜가고 있지.”

김진경기자 kj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