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 남동공단의 휴대전화 부품업체 아모텍의 생산라인. 휴대전화 정전기 방지용 전자부품인 ‘칩 배리스터(Chip varistor)’를 생산하는 이 공장은 요즘 낮과 밤이 따로 없다.
공장을 24시간 가동해 월 2억∼2억5000만개의 칩 배리스터를 생산하고 있지만 밀려드는 국내외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최근 생산라인 증설을 검토 중이다. 일반 휴대전화보다 칩 배리스터가 20∼30% 더 필요한 카메라폰과 MP3폰 등 이른바 ‘명품 휴대전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
최근 이 회사를 탐방한 신영증권 신민석 연구원은 “아모텍은 고급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의 최대 수혜주”라며 “국내 칩 배리스터 시장의 75%, 세계 시장의 20%를 차지하는 아모텍의 매출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휴대전화 부품업체들이 ‘고공 비행’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국내 휴대전화 단말기업체의 초고속 성장세에 힘입어 관련 부품 매출이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2·4분기가 더 좋다=1·4분기(1∼3월) 국내 휴대전화 단말기 내수 시장은 전분기보다 39% 늘어난 550만대 규모로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1·4분기에 2000만대의 휴대전화 단말기를 판매해 4조6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세계 시장 점유율도 14%까지 치고 올라갔다.
부품업체들이 ‘없어서 못 판다’고 하는 말이 실감날 정도. 2·4분기(4∼6월) 실적에 대한 전망은 더욱 밝다. 3월 이후 삼성전자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연말에 쌓인 재고 처리가 이뤄지면 관련 부품업체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것. 이에 힘입어 휴대전화 부품업체의 주가는 최근 약세장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이승혁 연구원은 “카메라폰 등 고기능 휴대전화 비중 증가와 삼성전자의 생산 확대 본격화 등으로 부품 업체의 2·4분기 실적이 크게 나아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 상승으로 부품 단가 인하 압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외형보다는 내실이 중요=그러나 외형보다는 실속을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20여개의 휴대전화 부품업체들이 있지만 영업이익 등 실속이 있는 기업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LG투자증권 노근창 연구위원은 “매출이 늘고 영업이익률이 뛰어난 아모텍, KH바텍, 유일전자 등과 영업 마진이 나아질 것으로 보이는 한국트로닉스, 재영솔루텍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양증권은 △1·4분기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예상되는 아모텍 △2·4분기 이후 카메라폰 부품의 매출 호조가 예상되는 KH바텍 △천안공장의 본격적인 가동으로 생산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한국트로닉스 △카메라폰 모듈의 지속적인 매출 호조가 예상되는 하이쎌 등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현대증권은 △카메라폰 렌즈 등을 생산하는 세코닉스 △수익성 개선과 신사업 진출 등이 예상되는 인탑스 △카메라폰 모듈이 주력 제품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한성엘컴텍 등을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박용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