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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내친구]사회인 야구 “따~악” 당신은 모르실거야, 이 손맛!

입력 | 2004-04-20 17:33:00

18일 서울 신일고 구장에서 팀워크를 과시하는 백상 자이언츠 멤버들. 주말 정기적으로 경기를 치르는 야구 동호인팀만 전국에 1500여개에 이를 정도로 사회인 야구의 인기가 높다. 박영대기자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따∼악’ 직접 백구를 때려 담장을 넘기고 싶다.

사회인 야구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듯하다. 팀은 넘쳐나는데 경기장이 부족해 일요일마다 구장 쟁탈전을 벌일 정도다.

국민생활체육 전국야구연합회(http://baseball.sportal.or.kr)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경기를 치르는 동호인 팀만 전국에 1500여개. 서울에만 6개 리그에서 수 백개 팀이 매주 창공으로 백구를 날리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신일고 구장. 사회인 야구 백상 자이언츠팀(www.egiants.net). 지난해 야구코리아리그(야코리그·www.yakosports.com/yakoleague)산하 토마토리그에서 13승 무패로 우승을 차지했고 베스트리그(www.bestground.com) 1부리그에서도 3위를 차지한 강팀이다. 이날도 프로 못지않은 실력을 뽐내며 상대팀을 11-3으로 간단하게 제압했다.

사회인야구팀에는 선수출신들도 많다. 토마토리그에선 투수 포지션을 빼고 한 팀에 2명까지, 사회인야구 최강리그로 꼽히는 베스트리그에선 4명까지 뛸 수 있다.

백상 자이언츠는 팀 구성원이 다양하다. 전체 17명 가운데 2명은 한의사. 여기에 사업가 고시생 교사 등 다양한 직업군이 단지 야구에 미쳐서 똘똘 뭉쳤다. 복싱 세계 챔피언 출신인 변정일씨는 우익수에 2번 타자.

사법고시 1차시험에 합격한 정동현씨(29), 충북 청주에서 판검사의 꿈을 키우는 그는 매주 일요일이면 만사 제쳐놓고 서울로 올라와 야구 한 게임을 하고 다시 내려간다.

디지털사진출력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 손준환씨(40)의 사무실엔 수 십 자루의 배트와 글러브가 널려있다. 손씨는 직장을 구하지 못한 7명의 젊은 팀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야구를 열심히 하면 일도 잘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행복한 한의원’ 장승현 원장(30)은 선수 겸 팀 닥터. 야구경기에선 손가락 골절 등이 흔한데 그 때마다 장 원장이 나선다. 그는 야구를 너무 하고 싶어 무작정 팀을 찾아가 사정해 유니폼을 입은 케이스. 모두 야구에 미친 사람들이다.

백상 자이언츠팀의 고민은 맘 놓고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좀처럼 찾을 수 없다는 것. 그래서 고교나 대학팀과의 친선경기도 자주 한다. 손씨는 “현역 팀들과 대등한 경기를 하려면 실력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연습한다”고 말했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