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서울 발레시어터
서울발레시어터(단장 김인희)는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 교수(한국체육대)가 안무한 ‘사계’를 23, 24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사계’는 1996년 ‘가을’이 만들어진 뒤 1998년 ‘여름’, 1999년 ‘봄’에 이어 2001년 ‘겨울’이 완성됨으로써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팬들은 3년 만에 다시 ‘사계’를 무대에서 만나게 됐다.
‘사계’는 흥분과 기쁨, 헤어짐과 운명에 순응하는 삶의 이야기를 발레의 움직임에 담고 있다. 제임스 전 교수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주제로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는 숱한 사연들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려낸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인생의 흐름이 특별한 줄거리 없이 각 계절의 서로 다른 배경 위에서 형상화된다.
‘봄’의 주제는 ‘생명의 선.’ 남녀 무용수 2명이 붉은 흙을 뚫고 피어나는 봄의 생명력을 2인무를 통해 생동하는 몸짓으로 표현한다. 2001년 공연에서 호평을 받아 미국 네바다 발레시어터에 로열티를 받고 수출된 작품이다.
‘여름’의 주제는 ‘초우(草雨)’다. 김수현 화백의 동명(同名)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춤이다. 여름날, 비가 내린 뒤 싱그러운 물기를 가득 머금은 초원이 묘사된다. 김 화백이 두 달여 동안 걸쳐 손수 염색한 화사한 색채의 의상이 돋보인다.
‘가을’의 주제는 ‘바람의 노래.’ 가을바람에 의해 남녀의 우연한 만남이 이뤄지고 또다시 바람으로 인해 헤어지는 한순간을 그려낸다. 공원에서 짧은 시간 동안 펼쳐지는 ‘만남’이 선남선녀들의 춤으로 표현된다.
‘겨울’의 주제는 ‘기다리는 마음.’ 세월의 흐름을 다 거쳐온 사람들이 운명의 끝이 아닌 새로운 삶의 시작을 바라보며 또 하나의 봄을 향해 나가는 운명의 첫걸음을 표현한다.
‘사계’에 이어 허용순씨(독일 뒤셀도르프발레단 솔리스트 겸 지도위원)의 안무작 ‘길이 만나는 곳’도 공연된다. 그는 유럽에서 나초 두아토, 마츠 에크 등 세계적인 무용가들과 함께 작업을 해 왔다. 고전발레를 바탕으로 하되 더 과감하고 자유로운 움직임으로 경쾌한 청춘의 약동을 표현한다.
23일 오후 7시반, 24일 오후 3시 7시. 2만∼4만원. 1588-7890
김형찬기자 kh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