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일퇴(三步一退).’ 22일 주식시장은 930선을 앞에 두고 나흘 만에 내려앉았다. 출발은 좋았다. 미국 증시가 금리인상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로 마감한 데 힘입어 개장 초반 930선을 넘었다. 개인과 외국인도 모처럼 ‘사자’ 주문을 내며 흥을 돋웠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고 했던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화근이었다.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와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맥이 풀리고 말았다.
삼성전자, 포스코, 국민은행, 한국전력, KT 등 덩치 큰 종목의 추락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오른 업종은 섬유의복, 의약품, 비금속광물, 유통, 건설, 운수창고, 증권, 서비스업종 등이었다.
워커힐 및 SK생명 지분 매각 계획을 발표한 SK네트웍스는 사흘째 상한가를 쳤다. 1·4분기(1∼3월)에 짭짤한 실적을 낸 LG전자는 3% 이상 오르면서 ‘신고가(新高價) 행진’을 이어갔다. 금호산업은 그룹 구조조정 효과 등에 힘입어 11% 올랐다. 그러나 일본 후지쓰와 PDP 특허권 분쟁에 휘말린 삼성SDI는 3% 정도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은 나흘째 상승하며 약 4개월 만에 470선을 뚫고 올라섰다. 외국인의 매수세도 20일째 이어졌다. 인터넷 등 대부분의 업종이 올랐지만 정보기기, 음식료담배, 출판매체복제, 운송, 기타 서비스업은 뒷걸음질을 쳤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