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의 지하 암반 채석기간을 연장하는 대가로 수천만원의 뇌물을 주고받은 골재채취업자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전현직 간부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채석기간을 연장해 준 대가로 매립지관리공사 간부에게 뇌물을 준 혐의(뇌물공여)로 22일 ㈜S공영 이사 이모씨(37)를 구속하고 대표 최모씨(45)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이씨 등으로부터 3300만원을 받은 매립지관리공사 공원조성팀장 김모씨(47)를 구속하고 18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전 사장 이모씨(61)를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1년 12월 인천 서구 백석동 매립지관리공사 주차장에서 “채석권 계약기간을 연장해 줘 고맙다”며 김씨에게 500만원을 건네는 등 최근까지 4차례에 걸쳐 3300만원을 준 혐의다.
최씨는 또 2002년 12월 서울 강서구 방화동 이 전 사장의 아파트 인근 커피숍에서 사례비 명목으로 1000만원을 쇼핑백에 담아 이 전 사장에게 건네는 등 3차례에 걸쳐 1800만원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2001년 1월 쓰레기를 매립하는 데 필요한 골재를 매립지 3, 4공구 암반층에서 채취해 15만7000t을 매립지관리공사에 납품하는 대신 납품량의 10배에 이르는 골재를 납품비용으로 가져가기로 공사측과 계약을 했다.
최씨 등은 계약기간이 끝나자 김씨 등에게 로비를 해 4차례 계약기간 연장을 통해 2006년 2월 말까지 총 844만t(시가 844억원)의 골재 채취권을 더 확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 회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여 최씨 등이 계약조건보다 많은 48억원 상당의 골재를 채취해 빼돌린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다.
이 밖에 경찰은 2002년부터 최근까지 최씨 등이 비자금으로 사용한 2억7000만원의 거래명세가 들어있는 예금통장을 압수했다.
또 국회의원, 경찰, 언론사 간부 등 100여명을 A, B, C등급으로 나눠 명절 때마다 20만∼30만원 상당의 선물과 상품권 등을 돌린 장부를 확보해 대가성 여부 등을 파악하고 있다.
한편 최씨와 이씨는 경찰에서 돈을 주고받은 사실에 대해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