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문혜원씨(36)가 또 미국 오페라 무대에서 주연을 맡는다.
23∼25일 사흘간 이어지는 이번 무대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오페라. 프랑스 작곡가 자크 오펜바흐의 희가극 ‘호프만의 노래’에서 주인공 올림피아 역을 맡는다. 문씨는 2002년 11월 뉴욕시티 오페라 단원으로서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에서 주역인 수잔나 역을 맡아 화려하게 데뷔했다.
문씨는 올해부터 모교인 연세대 성악과 전임강사로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국내에 적을 두면서 미국 오페라 무대에 선다는 점에서 이번 공연여행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교직을 구하기 전에 오디션을 거쳐 주인공 역을 따냈지만 막상 한국에 들어가니 두 가지 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었어요. 학교측에서도 이런 사정을 감안해 공연여행을 허가해 주어 고맙게 생각합니다.”
철두철미한 문씨가 강의를 빼먹는 일은 없다. 리허설과 공연차 4월 한 달간 학교를 비워야 하는 문씨는 3월 중 두 달치 강의와 레슨까지 모두 마치고 비행기에 올랐다. 매일 한두 시간씩 하는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오페라에서 올림피아는 사람이 아닌 인형이기 때문에 문씨는 로봇처럼 걷고 인형 같은 표정을 지으며 노래를 해야 한다. 3월 말 클리블랜드에 도착한 다음 날부터 사흘간 로봇처럼 움직이다 보니 몸 전체가 쑤시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였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